SK하이닉스가 D램 업황의 회복 덕에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향후 성장동력에 대해 의문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SK하이닉스가 3D낸드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 등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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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SK하이닉스의 실적은 환율하락과 IT기기 수요둔화 등이 지속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른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영업이익 4360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분기보다 68.3%, 이전 분기보다 22.4%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D램업체들의 공급량 감소로 가격하락세가 완화되며 SK하이닉스 실적이 소폭 개선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됐다.
이 연구원은 “세계 D램업체들이 투자를 3D낸드 중심으로 이동하고 D램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어 D램의 가격은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하반기 신제품 아이폰7 시리즈에 내장메모리 용량을 이전보다 높여 내놓는 점도 3분기부터 메모리 수요를 늘려 업황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서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7에 16기가 모델을 없애고 32기가부터 256기가의 고용량 메모리를 탑재한다. SK하이닉스가 고부가의 낸드플래시 공급을 확대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세계 D램업체들이 3D낸드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점은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에 악재로 작용한다. SK하이닉스가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3D낸드에서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낸드플래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36단 3D낸드 제품 양산에 성공한데 이어 내년부터 48단 3D낸드의 본격적인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와 인텔 등 경쟁사들이 3D낸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역시 3D낸드의 생산시설을 확대하며 독주체제를 강화하고 있어 벌써부터 공급과잉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SK하이닉스가 시장선점을 위해 더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경쟁사와 3D낸드에서 차별화하기 어려워 실적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 성장전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 등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