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음악 스트리밍서비스 ‘애플뮤직’의 한국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진출할 가능성이 낮고 출시되더라도 시장에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음원유통시장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와 KT뮤직 등 주요업체의 독과점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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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수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 |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애플뮤직 출시를 위해 국내 음악 저작권 관련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실연자협회는 최근 애플과 애플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역시 애플에 음원 제공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뮤직은 대부분의 해외국가에서 지난해 7월 출시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처음에는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확대됐다.
애플뮤직은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형 추천기능을 적용했으며 특히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음성서비스 ‘시리’를 통해 곧바로 노래를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애플이 애플뮤직을 국내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관련단체 외에도 로엔엔터테인먼트와 KT뮤직, CJE&M 등 음반유통사와도 저작권 계약을 맺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멜론’과 ‘지니’, ‘엠넷’ 등 독자적 스트리밍 음악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음원제공계약을 맺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업체에 고정적인 금액을 지불하는 국내 음원유통업체와 달리 애플이 애플뮤직의 매출을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산정하는 것도 국내시장에서 협력사를 확보하기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애플뮤직의 마케팅을 위해 무료체험기간 운영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행사를 진행하는 만큼 저작권 보유단체에 돌아가는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저작권료 분배비율 등을 봤을 때 국내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며 “음원 유통사와 제작사들이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뮤직의 가격경쟁력 역시 약점으로 지적된다. 애플뮤직은 미국에서 한달 10달러의 요금에 서비스되고 있는데 국내에도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되거나 소폭 할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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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 |
국내 음원업체들은 가입자 유치경쟁을 이어가며 3개월 동안 50%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로엔엔터테인먼트 멜론의 한달 스트리밍 요금은 7900원으로 할인을 받을 경우 더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애플뮤직이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국내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국내업체들은 전혀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음원서비스시장에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 57%, KT뮤직의 지니가 1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대형업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3900만 명의 잠재적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멜론의 시장지배력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애플뮤직은 국내시장에서 출시되더라도 분명한 성장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로엔의 시장 독주체제가 점점 굳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