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아들 딸을 잃은 부모의 심경에 감히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말로 다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는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다시 한 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믿을 수 없는 참사 앞에서 여전히 황망하고 가슴이 아프지만 정부는 이번 참사를 책임있게 수습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종 재난 안전 사고에 관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켜켜이 쌓인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산업재해, 재난재해는 그 중요성을 고려해 다른 기회에 이러한 점검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공식 회의에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주로 종교행사 자리에서 사과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조계사 위령법회에서 추도사를 통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 말했으며 5일 백석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교회 위로예배에서 "꽃다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경찰의 부실대응과 관련해 진상조명 후 문책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 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게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상황 관리의 중요성을 짚었다.
윤 대통령은 "특정 시설이나 대상뿐만 아니라 위험을 초래하는 상황에도 재난 대응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표적 위험 상황이 바로 인파"라고 말했다.
이어 "인파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은 차로를 차단하는 등으로 인파의 점유공간, 통행공간을 넓혀 인파의 밀집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지하철, 쇼핑몰, 경기장, 공연장, 도로 등 인파 운집 장소와 그 형태에 따라 다양한 안전관리 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완벽한 매뉴얼을 준비했더라도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신속하게 전달, 공유되지 않는다면 적기에 필요한 조치가 실행될 수 없고 이런 비극은 다시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