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스튜디오 팀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출시와 사업자를 위한 콘텐츠 마련을 통해 플랫폼 강화를 추진한다.
27일 카카오뱅크는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사업자 뱅킹 상품을 출시하며 개인금융을 넘어 본격적으로 기업금융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은행 1위인 카카오뱅크의 기자간담회에는 각종 언론매체에서 온 기자들이 가득했다.
간담회를 준비하는 카카오뱅크 관계자들은 애써 차분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뱅크에도 관심이 집중된 만큼 진행을 맡은 직원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도 했다.
진행 순서에 따라 우선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소개부터 시작됐다.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스튜디오 팀장은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모든 직원이 다른 은행의 개인사업자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봤지만 공인인증서 요구, 은행 영업점 방문, 서류 준비 등 절차가 너무 길고 복잡했다”며 “개인사업자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은행거래 경험을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11월1일 출시할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크게 개인사업자 통장,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통장을 개설할 때 사업자가 다른 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신분증과 사업자등록번호만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팀장은 “개인사업자가 카카오뱅크와 거래하며 발생할 은행거래 수수료, 자금이체 수수료, 증명서발급, ATM입출금 수수료 등은 모두 면제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소득에 변동이 커 카드소비가 일정하지 않은 개인사업자의 특성을 감안해 사업자 카드를 전월 실적이 없어도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기존 시중은행이 1~6개월의 업력이 있어야 받을 수 있게 한 것과 달리 모든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여신상품을 구성했다. 최대 1억 원을 최저 금리 5.49%에 대출받을 수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고자 하는 고객은 카카오뱅크 앱 안에서 약관 동의, 인증서번호 입력, 대출 조회·신청 등만 진행하면 된다.
이 팀장은 “향후 카카오뱅크 앱에 창업 지원, 사업자등록, 사업자금 준비, 매입·매출관리, 세금계산, 직원 급여관리, 세금신고, 사업자 휴업·폐업 등 상태관리, 법인사업자 전환 등 모든 과정을 도울 플랫폼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곳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화를 이뤄 800만 명으로 추산되는 개인사업자들의 대부분이 카카오뱅크 앱을 이용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어느정도 사업자 고객을 확보하면 개인 고객과 사업자 고객을 연계한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한다. 고객을 확보한 뒤 카카오뱅크 앱에서 활동성을 높이는 것이 결국 카카오뱅크의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 김진호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가 2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카카오뱅크> |
다음으로는 김진호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고도화를 발표했다.
기존 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모델은 대표자의 대출내역과 카드 연체정보 등 사업자 개인의 금융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왔다.
이 방법은 직장을 다니며 창업을 준비한 개인사업자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직장 취업 없이 곧바로 창업을 한 사업자는 불리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불합리함이 존재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자사 데이터와 함께 나이스신용평가, 신용평가사 올크래딧(KCB), 신한카드, KBIZ 중소기업중앙회, 금융결제원, 한국평가정보(KCS) 등에서 527만 건의 결합 데이터를 확보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납부 정보, 금융결제원 이체 정보 등과 함께 음식점 업종은 단골 항목과 가맹점, 배달앱 월평균 이용 건수 정보, 대중서비스 업종은 시간대별 매출금액 합계, 종업원 수 대비 매출 금액 비율 등을 대안정보로 활용했다.
카카오뱅크는 대표자의 금융정보에 이와 같은 여러 대안정보를 모두 더해 개인사업자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평가모델과 업종별 특화 평가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스튜디오 팀장(왼쪽)과 김진호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가 27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는 모습. <카카오뱅크> |
발표를 마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수수료 면제 항목에 ‘정책에 따른 변경’ 항목이 있어 나중에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카카오뱅크의 정책은 개인 고객과 사업자 고객 모두 은행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향후 상황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기조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보증부대출과 담보대출은 언제쯤 출시되느냐는 물음에는 “보증부대출은 2023년 상반기 안으로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담보대출은 최대한 빨리 출시하려고 하지만 시점을 정확하게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5일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장애 발생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 팀장은 “카카오뱅크의 금융 거래는 이번 사고 속에서도 안전하게 제공됐다”며 “카카오가 최근 비상대응특별반도 신설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재해대책 시스템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