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원덕 우리은행 행장이 올해 순이익에서 하나은행을 앞지르며 국내 은행 3위 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우리은행이 상반기 또는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하나은행에 앞선 적은 있었지만 연간 실적 기준으로 앞선 적은 없었다.
▲ 우리은행이 순이익에서 하나은행을 앞섰다. 이원덕 우리은행 행장(사진)이 빅3 진입을 노리고 있다. |
26일 우리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8230억 원을 거뒀다. 2021년 3분기보다 19.47%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순이익 2조3735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19.5% 늘었다.
우리은행의 3분기 실적은 은행업계에서 3, 4위를 다투고 있는 하나은행보다 나은 실적이라 더 눈길을 끈다.
하나은행은 3분기 연결 누적 순이익 2조2438억 원을 거뒀다.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15.2%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하나은행보다 누적 순이익에서 1297억 원 앞서 있다.
세부적으로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순이자마진(NIM)에서 1.62%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이자소득과 자산금에 관한 대출 이자액의 차이를 측정한 것으로 비금융회사의 매출총이익률과 유사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금리상승기에 힘입어 실적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연간 실적으로 하나은행을 제치고 3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2021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실적에서 하나은행보다 좋은 실적을 냈지만 4분기에 추월당한 바 있다.
2021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우리은행이 1조9930억 원, 하나은행이 1조9470억 원으로 460억 원가량 우리은행이 앞서 있었다.
그러나 2021년 전체 순이익은 우리은행이 2조8074억 원, 하나은행이 3조5816억 원으로 우리은행이 7742억 원 뒤처진 결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2021년 4분기에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 1위, 퇴직연금 가입 확대,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을 이뤄내며 4분기 막판 추월에 성공했다.
올해도 우리은행이 상반기까지 하나은행을 1800억 원 앞섰으나 3개월 만에 차이가 503억 원 만큼 좁혀진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다른 실적 반등의 모멘텀이 없다면 지금의 추세가 그대로 4분기에도 이어져 우리은행이 1년 실적에서 하나은행을 앞설 것으로 바라본다.
3월 취임한
이원덕 행장은 취임 첫해에 하나은행을 넘어 당당한 3위 은행에 오르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은 향후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를 인수하기 위해 여러 증권사를 물색하며 인수 실탄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도 발을 빼며 증권사 인수를 우선 순위로 뒀는데 이번 우리은행의 좋은 실적이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에 필요한 여유 자금을 더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