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2-10-21 17: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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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진보 경제학자이자 노무현정부에서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던 정태인 전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 별세했다. 향년 62세.
정태인 전 소장은 21일 오전 경기 용인시의 한 호스피스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21년 7월 쓰러진 뒤 폐암 4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21일 오전 향년 62세로 별세했다. <정태인 페이스북>
정 전 소장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 숭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78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해 1983년 졸업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학 동기다.
학부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까지 수료했으며 박사 학위는 2020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받았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 기조실장을 지냈으며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국민경제비서관에 임명됐다.
정 전 소장은 노무현정부에서 몸담으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도입을 지지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청와대를 떠난 뒤 2006년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지금처럼 졸속으로 추진하다간 동북아 패권 전략에 남북이 갈라서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은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며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창립에 참여해 학술지 ‘동향과 전망’을 발간했다. 또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단체에서 주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독립연구자’라 불렀다.
정 전 소장은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 정의당 그린뉴딜경제위원회 위원을 맡아 진보정치권의 정책구상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김민웅 경희대학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 전 소장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노무현 정부 안의 비판자, 결국 그로 인해 노무현 정부와 결별했던 그는 무척 외로웠다”며 “‘독립연구자’ 명함을 쓰고 다닌 그는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가치대로 살아가는 지식인이었고 재벌이 지배하는 세상을 끝내고자 했던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