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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지난 3월11일 서울 신설동 하나은행지점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하나금융지주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뉴시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김승유 전 회장을 뛰어넘는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다.
김승유 전 회장은 하나금융에서 ‘제왕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까지 순조롭게 마무리하면서 김승유 전 회장 못지않은 경영권을 확립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최근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통합 시너지를 본격화하면서 김정태 회장의 리더십도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회장은 전산통합이 막바지에 이르던 지난 5일 서울 KEB하나은행 종합상황실을 찾아 진행상황을 직접 챙기는 등 전산통합에 온힘을 쏟았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하나금융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시스템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 출범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그는 2015년 8월 은행 조기통합을 반대하던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상대로 직접 협상에 나서 고용보장과 외환은행의 정체성 유지 등을 제시하며 노조의 마음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협상이 지지부진할 때 김 회장이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이례적으로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과 직접 만나 이틀 만에 조기통합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협상 자리에서 과감한 태도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하나금융에 안정적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인사에서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해 측근 인사들로 이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김병호 부회장은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으로 있을 때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을 맡았다. 함 행장은 김 회장과 같은 서울은행 출신이다.
지난 3월 계열사 사장 인사에서 5명 가운데 4명을 은행 출신들로 전진배치해 김 회장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나머지 1명인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도 신한금융지주 출신이지만 성균관대 동문이며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김 회장과 호흡을 맞춘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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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
김승유 전 회장은 1997년 하나은행장을 맡은 뒤 2012년 회장 퇴임 전까지 15년 동안 하나금융 CEO로 군림했다.
김승유 전 회장은 1998년 충청은행, 19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 2005년 대한투자증권 등 인수합병을 통해 하나금융의 몸집을 불렸고 이 과정에서 인사를 통해 강력한 지배체제를 구축했다.
금융권의 관심은 이제 김정태 회장이 김승유 전 회장 못지않은 리더십을 구축한 만큼 하나금융에서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할지에 쏠려있다.
김 회장은 2012년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15년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임기는 2018년 3월 끝난다. 현재까지 김 회장은 하나금융에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데 장애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8년 3월 만 66세가 된다. 회장 재임기간 중 만 70세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