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재출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17일 경기 양평에서 열린 한국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정말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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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김 장관과 조 회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대 1로 면담했다. 김 장관은 “조 회장을 만난 것은 한진해운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뜻을 전달하는 것도 있었지만 조 회장과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을 살릴 의지가 명확한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 회생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 회장이 곧 사재출연을 결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 회장은 현재 정부와 채권단으로부터 한진해운 회생과 관련해 사재출연과 그룹차원의 자금지원을 압박받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한진해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할 당시 제출했던 4112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과는 별도로 요구되는 금액이다.
조 회장은 1조 원의 운영자금 가운데 4천억 원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한진그룹이 마련하고 나머지는 채권단이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편입을 도와달라고 조 회장에게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는 이야기와 관련해 “한진해운도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한진해운도 우리나라 국적 선사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 잘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을 마쳐 제3해운동맹인 ‘디(THE)얼라이언스’ 가입에만 성공하면 채권단으로부터 7천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지원받고 본격적인 회생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디얼라이언스에 이미 가입돼 있는 한진해운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한진해운은 “모든 회원사들이 현대상선의 신규 가입을 동의한다면 한진해운도 이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현대상선이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것과 관련해 기존 회원사들에 이미 확실하게 정부의 의지를 서면 등을 통해 전달했다”며 “어렵게 구조조정이 진행된 만큼 원만하게 동맹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정부뿐 아니라 채권단에서도 다 같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은 결국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며 “가입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