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21년 만에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하는데 성공하고 앞으로는 수협중앙회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수협중앙회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은행업으로 사업군을 확장하려면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사진)이 21년 만에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하면서 수협중앙회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30일 수협중앙회 안팎에 따르면 임 회장이 조만간 수협중앙회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이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기념해서 열리는 행사에서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마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올해 초부터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 3개월에 걸친 외부용역을 통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공적자금 조기상환 관련 컨설팅을 진행했다.
수협중앙회는 컨설팅을 통해 △금융지주회사 인가를 위한 정부 관계기관 설득 과제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 일정표 △금융지주회사 설립 때 수협법 등 내규 개정안 등을 마련했다.
수협중앙회는 2023년 인수합병이나 소규모 계열사 신설 등을 통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2024년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 회장은 수협중앙회의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서 농협중앙회와 마찬가지로 수협중앙회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협중앙회가 지금과 같이 수협은행의 예대마진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어렵고 저축은행과 증권, 캐피탈, 신용정보, 핀테크 등 비은행업으로 사업군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임 회장은 금융지주회사의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 수협중앙회의 경영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한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29일 수협중앙회는 잔여 공적자금 7574억 원을 예금보험공사에 국채로 지급하면서 공적자금 상환을 마쳤다.
이는 수협중앙회가 2001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이후 21년 만에 이룬 성과다.
본래 수협중앙회는 공적자금을 2017년부터 2028년까지 균등하게 상환하기로 했으나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6년이나 상환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 상환을 마침에 따라 임 회장은 수협중앙회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에 한층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은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통한 협동조합 기능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앞으로 100년을 향해 바다너머 미래로 나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