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데뷔 무대에서 자신의 대표 정책이라 할 수 있는 '기본 시리즈'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민생을 강조하며 유능한 대안야당 이미지를 부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빈손 외교와 비속어 논란에 휩싸인데다 국민의힘이 내홍에 휩싸여 제 역할을 못하는 틈을 파고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삶'이 아니라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대전환을 고민해야 한다"며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을 넘어 기본사회 30년을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사회 정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민생 문재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기본사회는 이 대표의 대표 정책이라 할 수 있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 기본 시리즈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기본'을 28차례 언급했다. 자신의 대표 정책을 통해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불법 사채와 이자 폭리 금지를 통한 기본금융제도 마련, 재난 지원액 현실화, 납품단가연동제를 통한 불공정 해소, 화물차 안전운임제 확대, 쌀값 안정을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 민영화 방지법, 국유재산 매각 방지법 등 여러 대안 정책을 제시하며 민생 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려 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민생행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비속어 논란에 휩싸이는 등 집권 초부터 국정운영 동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러한 기회를 노려 유능한 야당 대표로서 이미지를 쌓고 정권 창출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답게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아우르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비롯한 굵직한 정치적 이슈 외에도 남북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계승 발전시킨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수립, 기후위기·인구감소 문제 등을 다뤘다. 단순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이상의 문제의식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의 대부분 시간을 민생에 집중하면서도 외교·안보 분야에서만큼은 짧게나마
윤석열 정권에 날을 세우며 야당 대표로서 역할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라며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경기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각종 논란을 '외교 참사'라 규정하고 비판 강도를 높인 바 있다.
이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오직 민생'을 제1과제로 앞세우고 있지만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여론의 관심이 분산되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 대표 본인은 각종 사법리스크에 직접적 발언을 삼가지만 대중의 눈과 귀는 여전히 이 대표의 민생 행보보다 사법리스크에 쏠려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취임한 지 나흘만인 지난 1일, 검찰은 백현동 사업 관련 허위 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이 외에도 검찰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경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 의견을 검찰에 통보했다.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의 가족까지 이어졌다. 배우자인 김혜경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이 대표의 장남은 불법도박 및 성매매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 데뷔전을 치른 이날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화영 대표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맡을 때 평화부지사를 지내 이 대표의 측근으로 여겨진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