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2-09-26 15: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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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지원 펀드조성과 금융권 최초의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 목표로 내세운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을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 조직 강화와 서비스 확대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26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계열사가 함께 약 2천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서울시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 앞.
우리금융지주는 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처음 500억 원부터 시작해 향후 2천억 원 규모까지 재원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슈어테크 등과 관련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 펀드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 계열사들이 투자에 참여하고 우리금융캐피탈에서 운용을 맡는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는 디지털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해 조직부터 강화했다.
우선 외부 컨설팅사 출신의 금융전문가를 그룹 최고디지털전문가(CDO)로 영입했다.
우리은행에서는 디지털그룹 명칭을 디지털전략그룹으로 변경해 마케팅, 상품,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도록 했다.
우리카드에서도 데이터영업센터 조직을 신설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할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 디지털 경영목표로 △고객 맞춤형 플랫폼 구현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디지털 성과 창출을 핵심 전략으로 선정해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우리금융만의 차별화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3일 국내 금융권 최초로 기업의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를 연계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 서비스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중소·중견기업이 구매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에 비용이 들기 때문에 원비즈플라자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며 구매업무 수행과 협력사와 협업 등에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원비즈플라즈를 출시하며 “금융권 최초로 시도하는 사업인 만큼 디지털 금융 시대의 초혁신 플랫폼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초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기업 금융의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며 “우리금융지주가 다양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가속화하기 위해 앞으로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통해 길러진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우리금융지주의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에 도입하면서 디지털 역량을 고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경쟁이 치열해 다른 금융지주도 앞다퉈 디지털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지주가 차별화한 전략으로 속도를 내야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2021년 4월 총 3천억 원 규모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결성했다. 여기에 이어 올해 5월4일 2호 펀드도 3천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모두 더해 6천억 원 규모로 메타버스, 인공지능,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KB금융지주도 2021년 12월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조성했다. 3천억 원 규모이며 디지털 플랫폼,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가상화폐,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22년 5월2일 3천억 원 규모의 ‘하나 비욘드 파이낸스 펀드’를 세워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다른 금융지주들이 펀드 조성 시기나 규모 면에서 앞선다.
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선 시중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결코 적은 것이 아니며 금융권의 플랫폼 확대와 디지털 전환이 지금 경쟁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만큼 특화 전략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는 자산규모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6월 기준으로 KB금융지주가 694조5천억 원, 신한금융지주가 약 683조2천억 원, 하나금융지주가 550조6천억 원의 자산규모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484조9천억 원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스타트업 투자 펀드는 우리금융지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과 연계해서 이뤄진다”며 “디노랩은 투자 기업에 관한 사업성 분석이 뛰어나 투자 회사와 그룹사의 협업 시너지도 크게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디노랩은 금융그룹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활성화돼 옥석 중의 옥석에 투자할 수 있어 다른 금융사보다 앞서나갈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