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마을금고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과거 국감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철저하게 감독하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다시 새마을금고에서 괴롭힘 문제가 불거져 나와 의원들의 강도높은 질타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이 과거 국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했지만 올해도 의원들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3일 정치권 안팎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0월4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다”며 “여러 면에서 보고 있어 아직 뚜렷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국정감사 주요 현안으로까지 등장하게 된 것은 8월 말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여직원이 겪어왔던 직장 내 괴롭힘이 알려지면서다.
동남원새마을금고 여직원 A씨는 2020년 8월 입사한 뒤 업무와 무관한 밥 짓기, 설거지하기, 빨래하기 등을 강요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업무와 무관한 지시가 2년 동안 이어지자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넣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으며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갔다.
동남원 새마을금고의 직장 내 괴롭힘이 알려진 뒤 다른 지역의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례들도 속속 알려지기 시작했다.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 119가 공개한 사례를 살펴보면 금고 이사장이 개인 과수원의 과일 따기를 시키거나 술자리 참석 종용, 자녀 결혼식 청첩장 접기 등 업무와 관계없는 일을 강요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는 부산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의 한 새마을금고 직원이 부당한 지시에 저항했다가 불이익을 받고 매일 손글씨로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차훈 회장은 “일선 금고 직원들이 이런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지도 감독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새마을금고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 회장을 향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회장이 내부 서한문을 쓰면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세대갈등으로 돌리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까지 나와 박 회장의 인식과 관련해서도 의원들의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박 회장은 5일 새마을금고 사내게시판에 올린 서한문에서 “모 금고의 갑질 문제로 인한 국민적 공분은 새마을금고 이미지에 치명적 손상은 물론 격을 떨어뜨리고 있어 안타깝다”면서도 “젊은 신세대 직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직원간 세대의 폭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의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질의를 받게 된다면 새마을금고에서 진행하고 있는 재발방지 노력을 언급하며 자세를 한껏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일 직장 내 괴롭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전담조직인 ‘금고조직문화개선팀’을 구성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금고조직문화개선팀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과 직무 범위 이외 부당지시 등을 근절하도록 지도하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도 시행해 조직문화 개선 대책도 마련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정부 주무부서인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26일까지 새마을금고 건전성 강화 종합대책 설명회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조사해 관련자를 문책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