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내연녀 관계인 서미경(57)씨와 서씨의 딸 신유미(33) 호텔롯데 고문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검찰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는 서씨와 신 고문이 보유한 유원실업과 유기개발이 사실상 신 총괄회장의 차명회사라고 보고 롯데그룹 계열사와 거래내역 및 자금흐름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
|
▲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 |
이 두 회사는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거나 롯데시네마의 매점 운영권을 독점적으로 제공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 왔다.
검찰은 10일 실시된 1차 압수수색에서도 롯데쇼핑의 시네마사업본부를 집중 수색했는데 롯데시네마 매점들의 연간 매출 등이 담긴 회계장부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 모녀는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보유한 유원실업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유원실업은 연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온 알짜 기업인데 일감몰아주기 비난이 일자 롯데쇼핑이 지난해 2월 유원실업과 계약을 해지했다.
유기개발은 롯데백화점의 식당을 운영하는데 서씨 모녀가 최대 주주다. 서울 영등포 롯데민자역사에 유기개발이 운영하는 매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씨 모녀는 전국에 1천억원대의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경남 김해 땅 33만㎡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땅과 건물 등 대부분은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 서씨 모녀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신 총괄회장은 내연녀인 서씨를 각별히 총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의 첫 번째 부인은 노순화씨이며 두 사람 사이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있다.
두 번째 부인은 일본인 시게미쓰 하츠코다. 하츠코씨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낳았다.
신 총괄회장의 한국인 내연녀인 서씨는 아역 배우 출신으로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에 선발된 이후 롯데그룹 전속모델로 활동했다. 서씨는 당시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드라마는 물론 영화계와 광고계를 누볐는데 ‘껌은 역시 롯데껌’이라는 광고카피를 히트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의 ‘낙점’을 받으며 한창 때인 1981년 연예계에서 사라졌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데 롯데그룹에서 공식 직함은 없다. 서씨의 딸 신유미 고문은 호텔롯데 직원들도 얼굴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베일에 쌓인 인물인데 현재 일본에서 광고홍보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 전 국세청의 롯데쇼핑 세무조사 때 국세청은 롯데가 서씨 소유의 유원실업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6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서씨는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
서씨 모녀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적이 거의 없는데 지난해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씨 모녀가 롯데그룹으로부터 상당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진전되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