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취임한 지 100일을 맞는다.
이 원장은 만 49세에 금융감독원장에 오르면서 최연소 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검사 출신 첫 금융감독원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금융감독원 역사상 가장 젊은 원장답게 보수적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유연성을 보이면서도 금융시장의 불법행위에 강한 척결의지를 드러내며 검사 출신이라는 본능도 숨기지 않고 있다. |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 역사상 가장 젊은 원장답게 보수적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유연성을 보이면서도 금융시장의 불법행위에 강한 척결의지를 드러내며 검사 출신이라는 본능도 숨기지 않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5일 이 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금융감독원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연다.
이 원장은 6월7일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해 14일이 취임 100일이지만 스위스에서 열리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취임 100일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는 15일에 열게 됐다.
당초 이 원장은 금융 경험이 많지 않은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조사로 금융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취임 100일을 앞둔 시점에서 시장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1972년생인 이 원장은 역대 최연소 원장답게 금융감독원을 새롭게 쇄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원장은 8월25일 단행한 금융감독원 부서장 인사에서 1969년~1971년생 직원들을 기획조정국장, 감독총괄국장, 보험감독국장 등 주요 부서장에 전면 배치하며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또 부서장 승진 인사의 절반가량을 공채 출신에서 선발해 그동안 연공서열 위주로 이뤄지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났다.
이 원장은 금융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자율복장제를 확대 시행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5월부터 금요일마다 자율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해왔는데 5일부터는 이 제도를 모든 요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 원장 스스로도 외부 행사에 캐주얼한 복장으로 참석해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원장의 소통 행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장 취임사에서 “금융기관 및 금융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과 의견 수렴은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권 최고경영자들과 만남을 이어갔고 최근에는 은행 영업점과 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
이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면서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와 불협화음도 우려됐으나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만남에서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면서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기도 했다.
이 원장은 검찰에 몸담을 당시 경제계에 칼날을 겨냥했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금융감독원장 취임 이후에도 금융시장의 불법행위에 강한 척결의지를 보여 왔다.
이 원장이 자산운용사 경영진의 도덕성이 결여됐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강화해 나가자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스스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부 시중은행에서 이상 외환거래를 포착한 뒤 전체 은행권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했고 공매도와 관련한 불법행위를 점검하기 위해 공매도조사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 원장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악용한 불법 및 불공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도 금융감독원의 감독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원장의 날선 칼날이 지나친 간섭으로 작용해 ‘관치금융’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금융권에서 여전하다.
이 원장은 정부의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과 함께 은행들이 금리상승기에 지나친 이익 추구를 하고 있다며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는데 이에 시중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서민이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늘릴수록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져 예대금리차가 높게 나타나고 공시제도에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원장은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이 원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용등급별 차이나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했을 때 왜곡되는 부분들은 금융당국이 챙기려 했지만 처음이다 보니 부족했던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하반기까지 공시제도와 관련된 개선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