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사람들 사이 공모주를 노리는 투자자들은 더욱 분주하다. 이번 달에만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던 탓에 상장 철회 혹은 연기를 택하는 기업들이 많았으나 추석을 기점으로 공모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 9월 '몸값 3조' 더블유씨피(WCP)를 포함한 12곳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나온다. 사진은 최원근 더블유씨피 대표이사. |
1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남은 9월 기업공개 시장에 나오는 기업은 스팩(SPAC)을 제외하고 모두 12곳이다.
이미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2개 기업을 제외하고 남은 10개 기업 가운데 가장 시장의 주목을 받는 곳은 단연 더블유씨피(WCP)다.
더블유씨피는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으로 SK아이테크놀로지(SKIET)와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분리막은 배터리 4대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로 2차전지 안전성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더블유씨피는 '테슬라 요건 특례 상장(이익 미실현 기업에 상장기회를 주는 것)'을 택했는데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호실적을 증권신고서에 반영한 뒤 상장하기 위해 일정을 미룬 바 있다.
더블유씨피의 희망 공모가격은 8만 원~10만 원이고 희망 공모금액은 7200억 원~9천억 원이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208억 원~3조4009억 원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하지만 더블유씨피의 '몸값 3조'가 과도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데일리TV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50명을 대상으로 8월30일부터 9월9일까지 진행해 12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더블유씨피의 희망 공모가격이 적당하냐는 질문에 76.9%가 '현재 실적 및 전망에 비해 과대평가됐다'고 답했다.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 전망에 관해 물었을 때는 86.2%가 투자심리 위축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쏘카 등 조 단위 몸값의 공모 대어들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알피바이오, 샤페론, 선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의약품 제조업체로 연질캡슐, 소프트캡슐, 선강기능식품 등을 만든다. 주력 생산 제품은 액상 원료를 편리하게 섭취하도록 돕는 연질캡슐이며 대웅제약을 비롯해 국내 대형 제약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14~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20~21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 원~1만3천 원, 희망 공모금액은 120억 원~156억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샤페론은 신약개발기업이다. 면역 조절 플랫폼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제(누세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누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누세린)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3월 국전약품과 치매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4월 브릿지바이오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샤페론은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29~3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0월 6~7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8200원~1만200원, 희망 공모금액은 225억 원~280억 원이다. 대표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선바이오도 의약품 제조 및 연구개발 기업으로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
선바이오는 16~1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2~23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4천 원~1만6천 원이며 희망 공모금액은 86억 원~99억 원이다. 대표주관회사는 하나증권이다.
이 외에도 모델솔루션, 이노룰스, 오에스피, 에스비비테크, 뉴로메카 등 5곳이 이번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모델솔루션은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업체이자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다. 19~20일 수요예측, 26~27일 공모청약을 실시하며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이노룰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다. 22~23일 수요예측, 27~28일 공모청약을 실시하며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오에스피는 유기농 반려동물 펫푸드 전문 제조업체다. 27~2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10월 4~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에스비비테크는 로봇용 정밀 감속기 개발업체로 28~29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10월 5~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하며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뉴로메카는 로봇제어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번달 29~30일 수요예측을, 10월 6~7일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추석 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KB스타리츠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두 기업 모두 15~16일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확정 공모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사다. KB스타리츠의 공모가는 5천 원이며 KB투자증권이 주관한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