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9-01 16: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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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전도사’로 불린다. 그런 만큼 SK그룹은 국내 주요기업 가운데 ESG경영 문화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티맵모빌리티 SK브로드밴드 등 일부 계열사를 둘러싸고 사옥 앞에서 상생 노력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SK그룹이 최근 일부 계열사에 그룹내 ESG경영 문화 확산을 추진하기 머쓱한 상황에 높였다. 사진은 한국대리운천총연합회가 1일 SK서린빌딩앞에서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모습. <연합뉴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1일 SK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티맵모빌리티의 대리운전사업 확장을 규탄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동반성장위원회가 5월 대리운전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음에도 티맵모빌리티가 올해 6월 대리운전 전화콜 중개 프로그램업체 로지소프트를 인수한 것을 놓고 중소사업자의 시장을 침해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K그룹 지주사 SK를 향해 티맵모빌리티의 대리운전사업 확장 중단을 이끌어 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8월31일에 SK의 ESG경영 방침에도 티맵모빌리티가 영세 대리운전 중소사업자들의 시장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 회장에게 이 문제를 중재해 달라는 요청을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이사는 8월 신사업 추진방향 등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동반성장위 회의를 통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상생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또다른 계열사 SK브로드밴드도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사옥 앞 시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서울 중구에 있는 SKT타워 앞에 천막을 치고 SK브로드밴드에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방안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년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안을 승인하면서 티브로드의 협력업체와도 2023년 1월까지 3년 동안 계약을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의 케이블방송 협력업체인 중부케이블과 원케이블솔루션은 올해 5월과 6월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중부케이블과 원케이블솔루션은 합병 전 티브로드의 협력업체였다.
기존 티브로드의 협력업체들이 SK브로드밴드와 체결한 업무위탁계약 종료시점을 앞두고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거나 희망퇴직시키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부케이블은 2020년 전주에서 일하고 있던 근로자 8명을 천안·아산·세종센터로 전보발령을 내며 별도의 주거비와 교통비를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이 가운데 6명은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에서 천안·아산·세종센터로 출퇴근하려면 편도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SK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가 2020년부터 현재까지 정리해고, 희망퇴직 등을 통해 감축한 직원 수는 약 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SK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는 8월31일 SKT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업체인 SK브로드밴드가 협력업체 근로자 전원을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의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 원청의 지시와 기술 및 장비로 통신망을 관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해 불법파견 등의 소지를 없애달라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협력사의 경영 및 인사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협력사 직원의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협력사와 업무위탁계약이 종료한 이후에도 해당 직원의 고용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