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김장을 역사적 전통과 문화가 담긴 고유한 행위라고 소개했다. 김장 재료 참고용 이미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김장(Kimjang)'을 고유 명사로 소개하며 여러 가족과 이웃이 모여 함께 김치를 만들어 나누고 요리법을 공유하는 문화가 장기간 이어지고 발전해 왔다는 데 주목했다.
김장 문화가 채소를 김치로 만들어 보관하면서 겨울을 버텨낸 한국인의 강인함을 상징하고 지역과 상황에 따라 요리법 등이 바뀌면서도 명맥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3일 “김장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문화적 전통을 지켜 나가는 한 가지 방식”이라며 “김장을 하는 날에는 모든 사람이 환영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매년 11월 며칠 동안 이어지는 김장 기간에 가족 구성원과 이웃들이 모여 함께 김장을 담그는 행위가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김장이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았고 김치가 한국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대표성을 띠고 있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들도 김장을 통해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들은 김장의 양을 줄이거나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김장을 하는 영상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에 맞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치를 언제든 근처 가게나 식당에서 구매해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대부분 조성되었지만 김장을 통해 담근 김치를 장기간 보관하고 숙성하는 일이 이런 문화적 전통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거주하던 어린 시절 동네 이웃들이 모여 김장을 담그던 때를 기억하며 매년 김장을 담그는 이민자의 사연과 한국에서 먹던 김치 맛을 재현하기 위해 김치에 굴을 넣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 이민자의 사연 등을 소개했다.
한 이민자는 ‘뉴욕 스타일’로 김장을 담근다며 냉장고에 충분히 보관할 수 있을 만큼의 김치만을 담그는 사례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김장이 개인의 추억과 거주하는 환경에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김치 요리법이 정해져 있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한국 사회에 공유되고 있는 특징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장을 하는 날에는 돼지고기를 삶아 보쌈을 만들어 나누어 먹으며 힘들었던 김장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행위도 한국의 김치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 가운데 하나로 소개됐다.
해마다 김치를 겨울이 오기 전에 만들어 봄이 올 때까지 조금씩 꺼내먹는 일이 오랜 겨울을 버텨낸 한국인의 강인함을 상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치가 꼭 배추를 재료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철을 맞은 다양한 채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뉴욕타임스는 김치의 이런 특성을 소개하며 “무엇이든 김치할 수 있다(You can kimchi anything)”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치를 담그는 일이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과 역사를 반영하는 독특한 행위인 만큼 김치를 ‘김치하다’는 동사로 쓸 수 있을 정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이민자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채소를 이용해 김장을 하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고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행위”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인 사이에서 공유되는 김장의 이런 특징이 가게에서 김치를 사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장과 관련한 해당 칼럼을 쓴 에릭 김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다. 뉴욕타임스에 주로 미국과 세계의 여러 음식과 관련한 이야기, 음식에 얽힌 역사와 문화 등을 소개하는 글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 음식 요리법에 대해 가르치는 요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