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친환경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니로가 소형SUV시장에서 티볼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니로는 그동안 기아차 라인업에서 빠져있던 소형SUV 자리를 채우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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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니로는 5월 국내 판매량에서 소형SUV시장의 강자인 쌍용자동차 티볼리와 선두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니로는 국내 판매량이 4월 2400여 대에서 5월에 2600여 대로 늘었다. 니로는 5월에 소형SUV 가운데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티볼리를 300여 대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니로가 출시된 뒤 바로 소형SUV시장의 1위 모델과 경쟁할 만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기아차 입장에서 반가울 수밖에 없다.
기아차가 판매하는 차종 가운데 소형SUV는 니로를 출시하기 전까지 없었다. 같은 차급에서 판매량의 증감을 비교할 수 있는 기존 모델이 없기 때문에 니로의 판매량은 그대로 기아차 판매량의 증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니로는 5월까지 누적 계약대수가 9천 대에 이르렀기 때문에 앞으로 적어도 1~2달은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 관계자는 “니로는 연비 높은 SUV라는 장점 덕분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신차 효과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한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니로가 흥행하면서 소형SUV부터 미니밴까지 거의 대부분의 RV(레저용차량) 차급에서 판매량 선두를 다투는 모델을 보유하게 됐다.
준중형SUV 스포티지는 올해 들어 현대차 투싼과 번갈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형SUV 쏘렌토는 4월 전체 자동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 되는 등 SUV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 밖에 대형SUV 모하비와 미니밴 카니발 등 다른 차종들도 꾸준히 잘 팔린다.
니로의 흥행은 기아차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SUV는 같은 급의 세단과 비교해 판매가격이 높기 때문에 수익성도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에 SUV의 판매 호조덕분에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기아차는 SUV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기아차의 SUV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많이 팔렸다.
다만 기아차는 신차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니로의 인기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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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니로. |
기아차는 니로가 친환경차라는 점보다 새로운 소형SUV라는 점을 부각하며 초반 흥행을 이끌었다. 앞으로는 친환경차라는 특성도 니로의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가 5월에 디젤차를 대상으로 한 배출가스 실험결과를 발표한 뒤 디젤차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공론화했다. 실험 대상 가운데 대부분 차종이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 질소산화물을 실내인증 기준치보다 훨씬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클린 디젤’의 허구성이 드러나면서 디젤차 인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국내 친환경차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