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8월18일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검찰 내 대표적 '
윤석열 라인'이자 '특수통'인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원석 후보자는 총장 직무대리를 맡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 인사를 논의해온 만큼 '총장패싱' 및 '식물총장' 등의 논란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검찰 내 기수역전이 일어나 이 후보자보다 기수가 높은 고위직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한동훈 장관의 제청을 받아들여 이원석 차장검사를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했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지 105일 만이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다음달 중순쯤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이 후보자가 검찰 수장 자리를 예약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식물총장 논란은 어느 정도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김오수 전 총장이 물러나고 검찰총장 인선이 늦어지는 사이
한동훈 장관이 주도한 검찰 인사가 세 차례나 진행됐다.
검찰총장은 지휘권과 인사권으로 검찰을 이끄는데 한 장관이 판을 다 짜놓은 상황이라 다음 검찰총장은 반쪽짜리 총장이 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한 장관과 검찰 인사를 논의하며 사실상 검찰총장직을 수행해온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올라 이런 우려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이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주요 고검장·검사장·차장검사·부장검사 자리가
윤석열 라인 검사들로 채워진 데 따른 허수아비 총장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독립성에 물음표가 붙게 되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 후보자는 더불어 한 장관과 함께 9월 시행되는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응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 보성 출신인 이 후보자는 2007년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당시 대검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그룹 비자금 및 로비 의혹 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2017년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구속했으며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해 호흡을 맞췄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면서 2020년 1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에서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밀려나고 이후 다시 제주지검장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이후 올해 5월
한동훈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검사장 인사에서 검찰 내 2인자인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 발탁돼 총장 직무를 대행해 왔다.
다만 법조계에선 사법연수원 27기인 이 후보자가 검찰 수장에 오르게 되면 기수 역전이 발생해 고검장단 상당수가 옷을 벗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검찰 인사에서는 후배 기수가 총장이 되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선배 기수는 자진 사퇴하는 관례가 있다.
고검장급인 여환섭 법무연수원장(24기)을 비롯해 김후곤 서울고검장(이하 25기), 노정연 부산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주형 수원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최경규 대구고검장 등 전국 6명의 고검장이 모두 이 후보자보다 연수원 선배다.
지난 5~6월 고검장·검사장급 인사가 단행된 지 2~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이들이 조직 안정을 위해 당장 사퇴하지는 않더라도 결국 멀지 않은 시일 안에 물러나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인
문무일(18기) 전 검찰총장 이후 5년 만에 9기수가 내려오면서 조직 전체의 나이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고검장단에서 사직자가 나오게 되면 검사장 차장검사 부장검사로 이어지는 인사이동이 불가피하다. 이 후보자가 맡고 있는 대검 차장검사에도 이 후보자보다 후배 기수를 앉혀야 한다. 대검 차장검사는 고검장급이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