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C가 자회사 SK넥실리스를 통한 동박사업에서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은 취임 뒤 필름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2차전지(배터리) 소재 중심’ 사업구조 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 9일 SKC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동박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7월7일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 동박 공장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 < SKC > |
박 사장은 이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올해 상반기 동박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데 이어 향후 해외 진출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SKC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SKC는 동박사업에서 지난해부터 매 분기 실질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C 동박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67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96억 원으로 80%가량 상승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205억 원)에만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235억 원)보다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성과급 지급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탓이다. 다른 분기는 모두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SKC가 동박 등 배터리 소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이완재 전 대표이사 사장 때부터 추진해 온 전략이다.
올해 3월 '바톤'을 이어받은
박원철 사장은 이와 같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비주력사업 매각을 통해 동박사업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마련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SKC는 6월 이사회에서 필름사업을 분할해 매각하기로 하고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SKC는 필름사업 매각을 통해 1조6천억 원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SKC는 필름사업에서 1977년 국내 최초 PET필름 개발, 1980년 국내 최초 비디오테이프 개발 등을 시작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왔다.
2000년대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거쳐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필름에 집중하며 지난해 영업이익 689억 원을 거뒀다. 양호한 실적을 냈음에도 필름사업을 매각한 것은 배터리 소재에 집중한다는 박 사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 사장은 동박사업 성장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배터리소재사들도 적극적으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SKC는 현재 국내에서 연산 6만 톤 규모의 동박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해외 거점 확보를 통해 2025년까지 25만 톤 이상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별로 추가될 물량을 보면 말레이시아 5만 톤, 유럽 10만 톤, 미국 5만 톤 등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023년 3분기부터, 유럽 폴란드에서는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 계획을 잡고 있다.
SKC 관계자는 “미국 공장은 현재 전력 및 인력 수급, 고객사와 협의 등을 고려해 최적의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구체적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동박사업 해외 확장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취임 뒤 첫 공식 행보로 4월 동박 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방문했고 7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에서 열린 동박 생산공장 착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박 사장은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으로 글로벌 사업 발굴을 맡아왔다. SK그룹 합류 이전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SKC는 실리콘 음극재로도 발을 넓히며 배터리 소재 중심 전략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SKC는 올해 초 투자사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영국 실리콘 음극재기업 넥세온에 모두 8천만 달러를 투자해 실리콘 음극재 사업권을 확보했다.
증권업계에서도 SKC의 배터리 소재사업의 단기 및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C는 3분기 동박 사업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영업이익 36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리콘 음극재 등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편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SKC는 전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와 비교해 50% 이상 동박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외형과 수익성 모두 동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