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권길주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에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하나카드는 상반기에 카드사 대부분이 코로나19가 잦아든 뒤 보복 소비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늘어난 가운데서도 낮은 시장 점유율 탓에 실적이 뒷걸음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카드 상반기 수수료수익 급감, 낮은 시장점유율 끌어올릴 전략 시급

▲ 하나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16.5%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에 있는 하나카드 사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5곳(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가운데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만 순이익이 줄었다.

하나카드 순이익은 118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6.5%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2.8% 감소한 2457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와 비슷한 규모의 우리카드는 카드 발급과 신용카드 자산이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순이익이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상반기에 순이익 134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0.6% 증가한 수치다. 
 
하나카드의 순이익 급감은 결국 낮은 시장 점유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산업 특성상 시장 점유율이 낮은 상태에서는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카드의 핵심 수익원은 수수료수익인데 올해 초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더욱 나빠졌다.

카드사 수익은 크게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으로 나뉘는데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카드사는 대형 카드사와 비교해 카드 수수료수익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

한국기업평가는 5일 낸 하나카드 신용등급평가 보고서에서 “규모의 경제와 대수의 법칙이 성립하는 신용카드산업 특성상 우수한 회원기반 확보 및 이를 통한 수익기반 확대는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하나카드는 재무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적극적 수익기반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수수료이익이 119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1.2% 급감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515억 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1951억 원으로 2400억 원가량 늘었다. 

반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상반기 수수료이익이 2081억 원으로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14.6% 증가했다.

권길주 사장으로서는 하반기 카드업황 전망마저 불투명해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데 올해 어떤 실적을 거뒀느냐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카드사들은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 증가로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하나카드는 우선 새로운 카드를 적극적으로 내놓으며 고객 확대에 나서고는 있다.

하나카드는 기존 카드와 차별화된 가치소비의 트렌드에 맞춘 카드를 선보였고 이용금액이 큰 프리미엄 카드도 다시 내놓았다.  

하나카드는 7월 국제교육개발 비정부기구(NGO) 사단법인 온해피와 카드 사용금액의 일부가 기부되는 ‘온해피 하나카드’를 내놨다.

또 프리미엄 카드인 ‘하나 클럽(CLUB) H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저브’를 출시했다. 하나카드가 고액 자산가 대상 상품을 출시한 건 4년 만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4월 장경훈 전 사장이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하나카드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올해 3월 1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권 사장은 1985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하나SK카드 경영지원실장과 하나금융지주 그룹윤리경영담당, 소비자권익보호최고책임자(CCPO), 하나은행 ICT그룹장 겸 업무프로세스혁신본부장 등으로 일했다. 

2019년 퇴임 뒤 하나금융그룹의 물류 자회사 두레시닝 대표로 재직하다가 2021년 4월 하나카드 대표에 선임됐다. 

권 사장은 1960년생으로 홍대부속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