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LB(에이치엘비)그룹이 글로벌 항암제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이 추진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파이로티닙’의 임상이 확대되는 중이다.

파이로티닙은 중국 항서제약으로부터 도입된 약물이다. HLB생명과학이 개발을 담당한다. HLB생명과학은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등으로 파이로티닙의 국내시장 진출을 성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HLB그룹 항암제 상업화 보폭 넓혀, HLB생명과학 유방암 임상 확대

▲ HLB그룹이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파이로티닙'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를 담당하는 HLB생명과학은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파이로티닙 상용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4일 HLB생명과학은 유방암과 관련해 파이로티닙의 국내 추가 가교임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서 7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파이로티닙 카페시타빈 병용요법을 유방암 3차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한 임상3상 가교임상을 신청했는데 여기에 더해 새 임상을 진행할 근거도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파이로티닙을 개발한 항서제약이 유방암에서 새로운 연구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항서제약은 유방암 1차 치료제로 파이로티닙과 트라스트주맙, 도시탁셀 병용요법의 효능을 시험하는 임상3상을 진행한 결과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상당히 연장했다고 1일 발표했다.

파이로티닙은 2020년부터 중국에서 유방암 2차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는데 앞으로 1차 치료제로도 판매영역을 넓힐 공산이 커졌다.

항서제약 파트너사인 HLB생명과학도 이에 따른 수혜를 보게 됐다. HLB생명과학은 항서제약이 파이로티닙을 유방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을 경우 국내에서 유방암 1차 치료제 가교임상을 추가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교임상이란 외국에서 개발된 신약이 국내에서도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발휘하는지 증명하기 위한 절차를 말한다.

HLB생명과학이 공략하는 파이로티닙의 적응증은 유방암뿐만이 아니다. HLB생명과학은 2020년 12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에 관한 파이로티닙 임상3상을 승인받은 뒤 현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로티닙 이외에 HLB그룹의 대표적 항암제로 꼽히는 리보세라닙을 보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먼저 겨냥하고 있다.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임상을 통해 위암, 간암, 선양낭성암에 대한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확인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항서제약을 통해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시판허가가 이미 접수됐다.

국내에서도 리보세라닙의 상용화가 추진된다. HLB생명과학이 리보세라닙을 동물용 항암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3월에 승인받았다.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 안에 허가를 신청하는 게 목표다.

HLB그룹의 항암제 후보물질은 리보세라닙과 파이로티닙에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에 있는 HLB 자회사 이뮤노믹테라퓨틱스는 최근 미국에서 교모세포종 치료제의 임상1상을 시작했고 다른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췌장암·중피종·난소암 치료제의 임상1상을 준비하고 있다.

항암제는 병용요법이 일반적인 분야인 만큼 HLB그룹이 다양한 후보물질을 활용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한용해 HLB생명과학 대표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허가를 추진 중인 리보세라닙에 이어 파이로티닙의 임상3상이 연이어 가시화되며 HLB그룹의 후보물질과 기업가치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며 "파이로티닙은 범용성 높은 표적항암제로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병용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