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2-07-22 16: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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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유력 당권 주자들 가운데 차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리더십에 대한 당내 비판 목소리, 본인의 지지율 호조가 겹치면서 목소리에 자신감이 실리는 모습이다.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 패권시대의 경쟁 전략을 주제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 링크를 올렸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은 "국민의힘이 기득권을 대변하고 있다는 이미지는 단점"이라며 "현재 위기 극복방안과 미래비전이 안 보이는데 정부여당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최근 당내 최대 관심사인 지도체제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 사회적 현안으로 대두된 대우조선해양 파업사태 관련 발언을 하는 등 여러 사안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날인 21일에도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나선 것을 두고 “이번 파업 참여 인원은 120여 명에 불과한데 협력업체 폐업 등 대우조선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10만 명의 생존권이 박탈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 꼬이게 만드는 수차례 기자회견과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업 복귀를 원하는 조합원들과 생존권이 달린 10만 명의 직원 및 거제시민들, 그리고 경제위기를 걱정하는 국민들을 위해 하루빨리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것과 민주당이 조선업 하청 업체들의 낮은 임금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바라본 입장 사이에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6월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자신이 활동할 국회 상임위원회로 외교통상위원회를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통상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당 안팎의 다른 현안들에도 관여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의 이 같은 모습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 최근 지지율이 안착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16~18일 전국 성인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의원은 18.3%의 지지율을 얻어 25.2%의 지지를 받은 이준석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다른 당권 주자 지지율은 나경원 전 의원 9.2%, 김기현 의원 4.9%, 장제원 의원 4.4%,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3.1% 등이었다. 이 대표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두자릿수 지지율이다.
안 의원은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 내 지지율에서도 2위에 자리했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그동안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대표 도전을 위해 필수적인 당원들의 지지도 상당히 확보했다.
1위에 오른 이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데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혐의가 드러나게 되면 정치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 의원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안 의원의 선전과 다른 유력 당권 주자들의 부진은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권 원내대표의 부진 등 당내 친윤석열계 세력 이 약화되면서 얻은 반사이익으로도 볼 수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30% 초반까지 떨어졌다. 22일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자체조사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응답자의 67.2%가 부정평가를 내렸고 긍정평가는 30.4%로 집계됐다.
권 원내대표 역시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차기 당권 도전에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관련 부적절 언행 등으로 당 안팎에서 공격을 받으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의원은 21일 일각에서 제시하는 조기 전당대회론에는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권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당한 지 오래되지 않아 당장 당권에 도전하기에는 부담이 존재하는 데다 당장 당권을 잡는다 해도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반등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선 부정적 여론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차분히 세력을 키워나가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차기 당권 도전과 관련해 "지금 고민할 부분이 아니다"면서도 "안랩 창업, 포스코 이사회 의장,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조직 운영 경험을 쌓아 충분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 의원은 당내 입지를 확대하려는 시도에 집중하고 있다. 안 의원이 12일 개최해 4주간 운영하는 첫 정책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안 의원은 이 밖에 초선 의원들과 식사 등 당내 접촉을 늘리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투톱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도 꾸준히 제기된다.
다만 안 의원은 장 의원과 연대설에 선을 긋고 있다. 안 의원은 20일 자신이 주도하는 두 번째 민·당·정 토론회를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당 대표, 장제원 사무총장 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처음 듣는다”고 대답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