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가 21일 드라우파디 무르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인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부족민 출신 대통령이 나왔다.
인도 상원은 21일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드라우파디 무르무가 약 64%의 득표율을 얻어 약 36%에 그친 야당 원로 정치인 야슈완트 신하 전 장관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무르무 당선인은 24일 퇴임하는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에 이어 25일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무르무 당선인이 취임하면 부족민 출신으로는 처음이며 여성으로는 2번째 대통령이 된다. 인도의 부족민 수는 약 1억400만 명으로 카스트 등 인도 전통사회 질서에 포함되지 않은 변방 집단으로 여겨진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직접 무르무 당선인을 찾아 “인도의 새 역사를 썼다”고 축하했다. 모디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르무 당선인이 우리 시민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한 줄기 희망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의원내각제로 운영되는 국가로 총리가 내각을 이끌며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 원수로서 주로 의전 등을 수행하는 상징적 지위를 지닌다. 대통령 선거는 연방 상원·하원, 각 주 의회 의원 등 4896명이 투표하는 간선으로 진행된다.
무르무 당선인은 올해 64세로 인도 동부의 오디샤에서 태어났다.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부족인 산탈 공동체 출신이다.
그는 교사로 일하면서 부족민의 권리문제와 관련 사회 운동에 힘썼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정치 활동에 나선 뒤 오디샤주에서 상공 부문 부장관 등을 지냈고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자르칸드주 주지사를 역임했다.
무르무 당선인 외에도 인도에서는 소수 집단 출신 대통령이 종종 선출됐다.
3대 자키르 후사인 대통령과 5대 파크루딘 알리 아메드 대통령, 11대 압둘 칼람 대통령 등은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가 아닌 14%에 해당하는 이슬람 신자였다.
10대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과 15대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은 ‘불가촉천민’이라고도 불리는 최하층 카스트 ‘달리트’ 출신이었다. 2007년에는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여성으로서는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