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압승했다.
자민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4개 정당이 개헌 발의 정족수를 웃돌면서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도쿄도 스미다구에 설치된 후보자 안내판. <연합뉴스> |
NHK는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 정당별 확보 의석을 최종 집계한 결과 125석 가운데 자민당이 63석, 공명당이 13석을 얻어 여당이 76석을 확보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참의원 전체에서 차지하는 여당 의석수는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기존 의석 70석(자민당 56석, 공명당 14석)을 합쳐 146석으로 과반(125석 이상)을 유지했다.
자민당은 지난 선거와 비교해 9석을 늘린 반면 공명당은 2석을 잃어 여당 의석수가 7석 늘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7석을 얻는 데 그쳐 전체 의석수가 이전보다 6석 줄어든 39석이 됐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총격에 사망한 사건이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민당 내 온건 성향 파벌인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면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앞으로 3년 동안 대규모 선거가 없어 기시다 정권이 장기 집권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강경 보수 성향인 최대 파벌 ‘세이와카이’(아베파)의 지원으로 총리에 올랐다. 그동안 아베 전 총리와 당내 강경 보수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했다.
방위비 증액 등 아베 전 총리를 중심으로 주도된 정책에서 나아가 분배에 무게를 싣는 ‘새로운 자본주의’ 등 자신의 정책을 추진할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다.
기시다 총리가 9월로 예상되는 내각 및 당직 개편에서 아베파와 선긋기에 나설지도 관심을 끈다.
이 밖에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4개 여야 정당이 개헌 발의 요건인 참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166석)를 넘는 177석을 확보하면서 개헌 논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헌법에 자위대 명기 등을 포함한 개헌을 조기에 실현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참의원 의석수는 248석이며 의원 임기는 6년이다. 3년마다 전체 의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교도통신이 추계한 이번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51.68%로 집계돼 3년 전 투표율 48.08%를 웃돌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표로 한 아베 전 총리 조문단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국 고위급 인사의 방일도 예정됐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 갈등 현안을 풀기 위해 대화에서 유연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