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쌍용자동차의 새 인수예정자로 KG그룹의 KG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되면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주채권자로서 쌍용차 회생을 적극적 지원할지 주목된다.
KG컨소시엄은 옛 인수예정자였던 에디슨모터스보다 사업성과 자금도달능력이 탄탄해 강 회장의 지원 눈높이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 회장이 ‘시장주의자’로 알려져 있어 기업 구조조정을 시장에 맡기며 회생 지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4일 산업은행 안팎에 따르면 강 회장이 빠른 시일 안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산업은행이 다루고 있는 구조조정 현안들에 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른 기관도 그렇지만 수장이 취임하면 한 번씩 기자간담회로 상견례를 한다”며 “강 회장이 아직 업무 파악에 집중하고 있으나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강 회장이 쌍용차의 새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컨소시엄에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과 다른 태도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산업은행 대출을 희망하는 에디슨모터스에 사업성을 판단한 뒤 지원하겠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자금 지원에 선을 그었다.
만약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쌍용차 회생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KG컨소시엄이 쌍용차를 정상화하는데 필요한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KG컨소시엄이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부담해야 할 금액은 9500억 원에 이른다.
KG컨소시엄은 운영자금으로 5600억 원가량을 마련하고 추후 쌍용차에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업은행이 지원에 나선다면 쌍용차에 4천억 규모의 담보를 설정한 뒤 빌려 준 1900억 원 가량의 대출에 관해 상환을 유예하거나 운영자금 융자 등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KG컨소시엄을 에디슨모터스보다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KG그룹의 사업성이나 자금조달능력이 에디슨모터스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G그룹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사들인 옛 동부제철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KG그룹이 8월 중 내놓을 회생계획안에 산업은행이 만족할만한 청사진을 담는다면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 회장이 시장주의자라는 점은 쌍용차 회생 지원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강 회장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어 쌍용차 회생 지원에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강 회장은 이러한 소신으로 박근혜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근무하며 시장주도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꼽는 이른바 ‘근혜노믹스’를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 회장이 과거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장에 가만히 놔두게 되면 구조조정이 자연적으로 일어나기는 어렵다”고도 말한 적도 있어 쌍용차 회생 지원에 전향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