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한 애플 증강현실 콘텐츠.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앞으로 출시할 아이폰과 증강현실(AR) 헤드셋 등 기기에서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라이다(LiDAR) 센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애플에 주로 공급하는 LG이노텍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앞세워 애플의 증강현실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핵심 협력사로 입지를 강화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전문가들은 애플의 미래가 결국 라이다 센서와 인공지능 등 두 가지 기술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넷에 따르면 시장 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이미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기기로서 기술 혁신의 한계에 거의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과 연계할 수 있는 다른 기기나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경쟁력에 따라 시장 판도가 결정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애플이 이르면 올해 공개, 내년 출시를 목표로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안경 형태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점도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씨넷은 증강현실기기에서 실행되는 콘텐츠가 결국 아이폰과 긴밀하게 연동되는 형태로 구현될 것이라며 아이폰은 결국 생태계 중심이 되는 허브 역할로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라이다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이 특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2020년 출시한 아이폰12 프로 모델에 처음으로 증강현실 콘텐츠 구현에 사용되는 라이다 센서를 탑재했다. 아이폰용 증강현실 앱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라이다 센서는 사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측정하는 기능을 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센서로 측정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산해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애플의 증강현실 헤드셋은 사용자 주변의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측정하기 위해 고성능 라이다 센서 및 카메라모듈을 다수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역시 일반 사용자들을 증강현실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차기 모델에도 꾸준히 라이다 센서를 적용해 출시될 공산이 크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중국 차이나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증강현실 기술에 매우 열광하고 있다”며 “애플이 안고 있는 기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애플이 이처럼 증강현실 분야 신사업에서 적극적으로 성장 기회를 찾으면서 자연히 라이다 센서를 주력으로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수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모듈 등 증강현실 콘텐츠 구동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고성능 부품을 모두 애플에 공급하면서 장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및 증강현실 헤드셋이 목표로 한 수준의 증강현실 기술을 구현하려면 주변 사물을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가깝게 인식하고 이런 정보를 인공지능 연산에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라이다 센서, 더욱 뛰어난 화질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모듈 등이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
LG이노텍이 애플 카메라모듈과 라이다 센서 핵심 공급업체로 자리잡은 것은 해당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과 충분한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애플이 더 수준 높은 기술을 요구하고 라이다 센서 및 카메라의 수요도 늘린다면 LG이노텍이 적극적으로 주문에 대응하기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증강현실 헤드셋의 다음 단계로 꼽히는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서도 해당 부품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의 센서와 카메라 성능은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애플이 전기차사업에 진출한다면 훨씬 기술 수준이 높은 부품을 필요로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결국 애플과 굳건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모듈 등의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대부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수 있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최근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에 관련한 분석을 내놓고 “훌륭한 사용 경험을 제공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현재 애플의 부품 협력사들이 증강현실기기 부품 공급사로 진입하면서 2~3년 동안 주가 재평가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