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주요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가파르게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상환부담을 줄여줌으로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되기 때문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자에게 유리한 보험사 주택담보대출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험사로는 처음으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자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도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 출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도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5월10부터 기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만기를 40년으로 늘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잇따라 출시하려고 하는 것은 은행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대출자들의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과 달리 35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이자가 같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하는 시점도 대출자 입장에서는 보험사가 은행보다 유리하다.
은행은 대출을 ‘실행’한 날에 금리를 적용하는 데 보험사는 대출을 ‘신청’한 날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만약 대출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하면 신청 뒤 최종적으로 대출승인을 받는 사이에 금리가 더 오르는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다.
보험사가 은행보다 DSR 한도가 10%포인트 높다는 점도 더 많은 돈을 빌리기를 원하는 대출자의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DSR은 대출자의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은 DSR 한도가 40%이지만 보험사는 50%다.
만약 연 5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고객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면 2천만 원 한도 안에서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
하지만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는다면 2500만 원까지 한도가 늘어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말 코로나19로 늘어난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DSR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규제에 따라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대출금이 2억 원을 넘는 대출자만 DSR 규제를 받았지만 7월부터는 1억 원을 넘는 대출자도 한도 제한을 받는다.
강화된 한도 제한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하는 고객은 보험사의 문을 두들길 수 있는 셈이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