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제유가 상승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에 부담을 키워 시세 하락을 이끄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영국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비트코인 시세가 약세를 지속하는 동시에 가상화폐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여러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다면 현재 시세에 반영된 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사용되는 연간 전력 수요는 110TWh(테라와트시)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약 0.55%에 이른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가상화폐 채굴용 컴퓨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벌어들이면서 가상화폐 시장 성장에 따라 전력 사용량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가디언은 최근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으로 전기요금도 빠르게 높아지면서 가상화폐 채굴업체는 물론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연초부터 이어진 가상화폐 가격 하락세와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겹치면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이전과 같은 수익을 기대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현재 3만 달러 안팎으로 지난해 고점 대비 절반 미만으로 떨어졌고 전기요금은 일부 지역에서 70% 상승하면서 가상화폐 채굴에 따른 수익성이 급감하게 됐다.
이런 변화가 투자자 등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전환으로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등 시세에 ‘거품’이 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디언은 1800년대 중반 미국 골드러시 시대에 금을 노리고 뛰어든 여러 사람들이 미국 원주민을 대량학살하는 등 끔찍한 결과를 낳은 사례를 현재 가상화폐 시장 상황에 비유했다.
비트코인 투자 차익을 노리고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와 채굴업체들이 막대한 전력 에너지 사용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주의깊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가디언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전 세계적 현상으로 자리잡은 것은 결국 사람들의 욕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환경적 악영향은 장기적으로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트코인 시장 참여자들이 이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환경 파괴에 따른 위험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이 점차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전환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잠재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가디언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으로 이루어진 거품이 한순간에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내재적 가치 없이 투자자들의 약속과 미래 가치 상승 전망으로 이루어진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가상화폐 시세에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가디언은 “비트코인은 처음부터 사람들의 욕망이 반영돼 일어난 놀라운 현상이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점차 꺼지고 있는, 혹은 앞으로 꺼지고 말 거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