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세 하락세가 뚜렷해지며 조정기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비트코인에 수요가 몰리는 ‘리밸런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이라고 판단해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비트코인은 다른 가상화폐와 차별화된 시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증권전문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가상화폐 시세가 전반적으로 떨어질수록 비트코인 시세가 차별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더리움 시세가 올해 초와 비교해 약 51% 낮아져 거래되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 시세 하락폭은 36%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쉐어 관계자는 마켓워치를 통해 “두 가지 가상화폐가 투자자들에게 다른 성격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생태계 안에서 안전자산으로 꼽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상화폐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시장을 이탈하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아직 남아있는 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비트코인을 비교적 안정적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인쉐어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둔화, 미국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리스크가 확산될수록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리밸런싱 현상이 뚜렷해진다고 바라봤다.
비트코인 매수 비중을 높여 외부 경제적 변수에 대응하는 흐름이 앞으로 시장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앞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가상화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방어 능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 투자업체 웨이브파이낸셜 관계자도 마켓워치를 통해 “비트코인은 언제나 대부분의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이라며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탰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4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최대 1조 달러에 이르는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포브스는 시장 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비트코인은 중장기적으로 금이나 미국 장기 국채에 견줄 만한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포브스는 “연준이 매파적 성향을 띠면서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며 “하지만 연준의 태도가 비둘기파로 돌아선다면 비트코인이 지구상 최고의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