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참고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건설하는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를 예정보다 크게 늦춰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현지 당국에서 공장 부지 확보를 위한 토지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는데 공장 착공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한 반면 이와 관련된 절차는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10일 지역언론 윈저스타 보도에 따르면 윈저 당국 관계자들은 주 정부 차원에서 230에이커(약 93만 제곱미터) 상당의 토지에 토지 재조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공식적으로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전기차 배터리공장이 예정대로 올 여름부터 착공하려면 해당 토지 용도 변경이 이른 시일에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윈저 당국은 배터리 생산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이미 보유하고 있던 38에이커가량의 토지에 더해 189에이커 면적의 땅을 추가로 4500만 캐나다달러(약 448억 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윈저스타에서 따르면 공장 건설을 위한 토지 용도변경 승인을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6~9개월에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법원 판단까지 확정되려면 1~2년의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올해 배터리공장을 착공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두고 있는데 일정이 크게 늦춰질 수도 있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윈저 당국은 주 정부 차원의 명령이 있다면 이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곧바로 공장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요청을 보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윈저스타를 통해 “해당 투자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일정 지연 리스크를 피하고 공장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일이 필수적”이라며 “이런 사안이야말로 주 정부의 명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윈저스타에 따르면 주 정부 차원의 토지 재지정 명령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다. 윈저시에 해당 명령이 발효된 사례는 1998년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온타리오주 당국이 최근 들어 현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편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며 해당 사안은 정치적 쟁점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온타리오주 전체에서 토지 재지정 명령이 발효된 것은 1건 뿐인데 2021년에만 모두 44건의 명령이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공장 투자 규모와 전기차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고려하면 주 정부 차원에서 비판을 감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회사가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공장 시설투자에 들이는 금액은 5조 원에 육박한다.
이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역사상 단일 산업 분야에 이뤄진 최대 규모의 투자로 직접 고용뿐 아니라 간접적 고용 활성화와 경제 발전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주지사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공장 건설 발표회에 참석해 투자 지원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