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2일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끝난 후 서울 송파구에서 선거 현수막을 수거하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투표율로 마무리됐다. 불과 두 달 전 치른 대선 투표율과 비교하면 26%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숫자는 대선 때 3407만 명, 지선 때 2257만 명으로 숫자상 무려 1150만 명의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기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의 냉담한 표심에 더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의 성별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졌다.
지상파 3사의 광역단체장 선거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의 65.1%는 국민의힘 후보를, 20대 이하 여성의 66.8%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의 58.7%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0대 이하 여성의 58.0%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보다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20대 수준은 아니지만 30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30대 남성의 58.2%가 국민의힘, 30대 여성의 56.0%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돼 대선 때 각각 52.8%, 49.7%였던 것보다 편향성이 뚜렷해졌다.
대선 때 2030 표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던 양당이 대선 이후 이들 세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보를 보였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기간 약속한 병사월급 200만 원 즉각 시행 공약을 폐기해
이준석 대표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대남(20대 남자)을 겨냥한 여성가족부 폐지 역시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아 해당 지지층의 빈축을 샀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비위 논란이 또다시 발생했다. 박완주 의원의 성추문이 당에 접수돼 제명 조치가 이뤄졌고 최강욱 의원의 성적 발언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선거 이후 양당은 권력 투쟁 양상을 보인다. 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표면적으로는 더욱 시끄럽게 갈등을 표출하고 있지만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에서도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상호 견제가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패배 책임론의 중심에
이재명 의원이 서있다. 대선에서 졌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에 친명(친
이재명)계 세력을 어느 정도 형성할 수 있었는데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본격적으로 여의도 정치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른 복귀로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는 시각이 안팎에서 적지 않다. 특히 친문(친문재인)·친이(친이낙연)계를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이재명 의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고 여기에 친명계의 반박이 더해지면서 내홍이 깊어진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향후 당권을 결정할 전당대회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비대위의 방향타는 4선 중진이자 86세대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이 잡는다. 향후 전당대회에
이재명 의원이 출마했을 때 잡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연속 선거 승리를 이끌고도 입지가 탄탄치 않다. 대선 때부터 아슬아슬하게 이어오던 친윤계와 관계가 본격적으로 경쟁구도로 돌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거 이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감사원장 출신 최재형 의원을 위원장에 앉혔다. 공천 개혁 등을 추진한다는 취지이지만 당내에서 부정적 시각이 나온다.
정진석 의원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숙고할 시간이 필요한데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도 ‘자기정치’라는 말이 나오는 등 견제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당내 징계 방향이 향후 역학구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