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미국 증시와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단기간에 그치며 다시 기나긴 조정 기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대형 투자자들이 최근 가상화폐 시세 반등에 대응해 대규모 자산을 현금화하면서 시장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2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세가 5거래일만에 크게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 흐름이 다시 뒤집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올해 초부터 대체로 미국 증시와 비슷한 시세 흐름을 보이며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 확산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과 주식 투자를 축소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5월 말 증시 약세가 지속되는 반면 비트코인 시세는 반등하며 상반되는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자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가상자산이 주식보다 더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지시각으로 1일 미국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하루만에 6%, 이더리움 시세는 5% 떨어지면서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하고 다시 미국 증시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시장 조사기관 사토리리서치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가상화폐 ‘큰 손’ 투자자들이 시세 상승에 대응해 물량을 대거 매도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조정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세 상승을 계기로 가상화폐 시세와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이 완전히 자리잡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희망에 그치고 만 셈이다.
가상화폐 시세 전망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도 더욱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증시 약세가 지속되는 한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디커플링 구간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단기적으로 가상화폐 시세 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확산돼 ‘패닉셀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가상화폐 시세가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미국 증시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내년까지 장기간 조정기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도 비슷한 기간 동안 약세를 지속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가상화폐 시세는 당분간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을 시도하는 대신 오히려 더욱 비슷한 흐름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90일 동안 비트코인 시세와 미국 증시 나스닥지수의 상관관계 지수는 0.68을 기록했다.
1은 완전히 똑같은 흐름, -1은 완전히 반대되는 흐름을 보인다는 의미인 만큼 최근 약 3개월 동안 비트코인 시세는 거의 증시를 뒤따라 움직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자체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을 인용해 “비트코인 시세가 2만9천 달러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큰 조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최근 비트코인 시세 반등이 본격적 하락세 직전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다며 과거 패턴을 기반으로 분석할 때 시세가 2만21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