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들의 1분기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이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줄어들면서 업계 전반의 재고가 누적된 반면 공급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지나치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5일 중국 현지매체 애집미(아이지웨이)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반도체 패키징 기업들의 1분기 매출이 모두 지난해 4분기보다 줄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대부분 증가했지만 대형 패키징 기업 JCET를 제외한 모든 기업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1분기가 반도체 업계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업들 실적이 유난히 크게 감소한 것이다.
애집미에 따르면 JCET는 최근 열린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전자제품 시장과 통신제품 시장의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감소했다고 인정하면서 대부분의 고객사 재고량은 이미 많이 쌓여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 기업들이 수요 증가 추세를 믿고 주문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해 그동안 비축한 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패키징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대폭 늘어난 점도 실적 감소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대형 패키징 업체는 물론 중소형 업체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애집미는 “보통 반도체 패키징 업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3개월에서 6개월 뒤 반도체 파운드리와 설계 업계에서 나타난다”며 “반도체 시장 분위기에 전환점이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시장도 이른 시일에 공급 과잉 상황에 접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메타버스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패키징 수요는 호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은 3D, SiP, MEMS, FC, TSV, Bumping, Fan-Out, WLP, 2.5D Interpose FCBGA, FO FCBGA, 3D FO SiP 등 신기술을 적용한 패키징을 의미한다.
애집미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생산액은 903억 위안(17조884억 원)에 이르렀고 전체 패키징 업계에서 36% 비중을 차지했다. 2023년에는 생산액이 1330억 위안(21조3841억 원)으로 확대돼 비중도 39%로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애집미는 “전자제품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줄어드는 것과 반대로 차량, 고성능컴퓨팅(HPC), 인터넷 등 업계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패키징 업체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