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 전경.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올해 하반기부터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2’를 베트남에서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모바일 관련 제품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두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24일 트위터에 “애플 에어팟 프로2는 2022년 하반기 베트남 양산에 들어간다”며 “이는 애플의 주요 제품이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양산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궈 연구원은 “에어팟 프로2의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선택한 이유는 좋은 생산환경(인프라 및 인력)과 상대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공급망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에어팟 프로2의 개발 및 시험생산(NPI) 거점이 중국에 있어 완전한 비중국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는 아직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주변기기뿐 아니라 아이폰 등 스마트폰 생산시설 일부도 중국에서 베트남이나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제조허브다.
삼성전자는 생산시설의 중국 집중도를 낮추기 위해 2000년대 후반부터 베트남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삼성전자를 따라 120여 개의 협력업체들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거점을 옮겼다.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와 달리 애플은 중국의 도시 봉쇄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경색,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등으로 제조기반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이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제조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애플이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른 시일 내에 아이폰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궈 연구원은 “에어팟 프로2가 성공적으로 베트남에서 양산되더라도 이를 다른 제품이나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바라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