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다수의 미국 상장기업들이 올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현금배당을 확대하는 기조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에 성과를 내 여유자금을 확보한 반면 증시 악화로 주가 하락세가 힘을 받고 있어 현금배당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6일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를 인용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7조1천억 달러(약 9120조 원)의 현금이 미국 증시에 구세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기업들이 이렇게 많은 여유자금을 확보한 배경으로 그동안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미국 상장기업들의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 규모는 최근 1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의 부채비율도 수십 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낮아지며 우수한 재무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증시 호조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 이유로 분석된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들어 S&P500지수가 15%, 나스닥지수가 30% 떨어지는 등 미국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기업들이 주주들을 달래야만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넘치는 여유 현금을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에 사용해 주가 하락을 방어해야만 할 이유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현금배당을 확대하지 않으면 주주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들이 저가 매수를 노려 주가가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미국에서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들이 주가 부양에 힘써야 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려면 충분한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는 스톡옵션이 큰 장점으로 다가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금배당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쓰는 일이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되는 일을 막고 성장성을 증명하는 데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 상장기업 경영진들이 이런 점을 고려해 잉여현금을 활용한 주가 부양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자들이 배당주 중심의 ETF 펀드에 투자하는 일도 현재 증시 상황을 고려할 때 효과적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