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기업 CBM의 생산시설 증설 현장. < MLP빌더스 > |
[비즈니스포스트] SK팜테코가 2대주주인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기업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이 본격적으로 설비 증설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을 구축해 바이오사업 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SK그룹 전략이 첫발을 뗀 셈이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CBM은 최근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 증설의 일환으로 청정실(clean room) 건설을 시작했다.
CBM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바이오 연구개발단지 디스커버리랩스(Discovery Labs)에 위치해 있다. 증설도 디스커버리랩스 내부에서 이뤄지는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에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운영하던 어퍼메리온웨스트(Upper Merion West) 연구개발 캠퍼스의 공간을 활용하게 된다. 이 캠퍼스는 앞서 2018년 디스커버리랩스 운영사인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투자사 MLP벤처스에 인수됐다.
CBM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 증설은 MLP벤처스 계열사 MLP빌더스가 맡았다. MLP빌더스는 의료 및 제약 관련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사로 CBM 이외에 다른 디스커버리랩스 입주기업의 시설도 짓고 있다.
MLP빌더스는 약 4개월 전 CBM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이 CBM에 투자한 것과 비슷한 시기다.
SK그룹은 의약품 위탁생산전문 100%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올해 1월 CBM에 3억5천만 달러(4200억 원)를 투자함으로써 2대주주에 올랐다.
CBM은 세포유전차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Plasmid)DNA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벡터 생산,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분석 시험 및 최종 완제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핵심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으로부터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70만 평방피트(약 6만5천 ㎡) 규모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SK그룹에 따르면 이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설비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SK팜테코는 앞서 2021년 3월 프랑스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이런 기업 인수합병 전략을 기반으로 점점 더 규모가 커지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BM과 이포스케시를 바탕으로 SK팜테코 매출을 2021년 7억4천만 달러에서 2025년 20억 달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장차 SK팜테코 상장도 추진한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기존 바이오의약품과 비교해 환자 개인을 위한 맞춤형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제조공정이 복잡해 위탁생산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러 바이오기업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면서 위탁생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대부분이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소규모 업체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시장은 2019년 기준 15억2460만 달러에서 2026년 101억134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외에도 삼성그룹, CJ그룹, 녹십자그룹, 차병원그룹 등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이런 대규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