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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한항공 사장 우기홍 방역지침 거세게 비판, "한이 맺혔다"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5-03 14: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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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한항공 사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850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우기홍</a> 방역지침 거세게 비판, "한이 맺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왼쪽)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비즈니스포스트] “(다른 대안 마련을) 정부에 건의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시되고 있습니다. 2년 반 동안 다들 한이 맺혔습니다.”

우기홍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쏟아낸 말이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가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항공·관광산업에 발목을 잡고 있는 주된 요인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꼽았다. 

그는 “내국인도 외국인도 입국 전 시행하는 PCR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 싶지 않아 해외로 나가지 않게 된다”며 “효과적인 방역정책인지를 다시 한번 되물어야한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규제가 심했던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도 현재는 PCR검사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PCR검사 대안으로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항원검사를 들었다. 

방역 점검 절차가 비효율적으로 진행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 사장은 “공항 이용객이 최근 많이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시간당 띄울 수 있는 비행기 수에 제한이 있다”며 “수십 년 전 구시대적 방식으로 방역서류를 점검하면서 질병청에서 방역서류를 다 점검할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관광수요가 싱가포르와 태국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방역완화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싱가포르나 태국, 베트남 등의 나라들도 방역규제를 없애고 있어 한국으로 오려는 관광수요가 다른 나라들고 가고 있다”며 “세계항공업 순위도 코로나19 이전 8~9위 수준에서 현재 40위권으로 추락했다. 이같은 상황이 오래 간다면 항공, 여행, 호텔업계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 사장은 “국토교퉁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통해 이같은 어려움을 전하고 있다”며 “이같은 어려움을 알고 새로 시작하는 정부의 장관들이 호소를 잘 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 사장이 정부의 방역지침을 향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항공·여행업계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방역 정책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2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최근 외신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방역지침을 두고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정부의 코로나19 개방 정책과 관련해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사람들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같이 아시아에 있는 휴양지로 나가고 싶어한다”며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승객들에게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는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경영진들이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대한항공을 둘러싼 영업환경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 대응해 항공 화물사업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항공산업이 정상화하면서 항공 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실적 호조를 이어가려면 국제선 여객 정상화가 절실한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한항공의 매출을 보면 국제선 여객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평균 운임을 보면 1월에는 1kg당 10.9달러였으나 2월에는 9.68달러, 3월 8.18달러를 보이는 등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가 방역당국 등과 협의해 3월 말 내놓은 국제선 증편 계획안을 보면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국제선 복원 목표를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으로 설정했다.

항공사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 제한과 국제선 정기편 증편 등은 모두 3단계에 걸쳐 정상화한다. 1단계는 5월과 6월, 2단계는 7월부터, 3단계는 엔데믹 시기에 시행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 스케줄이 확정되지 않으니 여행업계가 상품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도 항공·여행업계가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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