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대형 인수합병(M&A)를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 정비에 나섰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질 경우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기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본다.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 |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종희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 직속으로 최근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신설된 태스크포스는 김재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기획팀장 부사장이 지휘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 부임한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을 보좌해 인수합병 업무를 주관하는 기획팀을 이끌어왔다.
신사업 태스크포스에는 기획, 전략 등의 파트에서 차출된 10여 명 안팎의 임직원이 참여한다.
한종희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태스크포스에 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하던 인원이 참여한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추가될 사업들을 물색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단계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약 125조 원 규모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을 발표했고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당시 3년 안에 의미있는 규모의 인수합병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한 부회장으로서는 인수합병을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사전에 조직 정비를 해두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뇌물공여 혐의로 연루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2021년 8월 가석방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이라는 법적 족쇄에 묶여 삼성전자 경영 전면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사회연구소(KSOI)가 2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사면에는 이 부회장 사면을 놓고 찬성의견이 68.8%, 반대가 23.5%로 찬성이 45.3%포인트 더 높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의 사면 문제에 부정적 여론이 많은 것과 대조된다.
현재로선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사면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뒤 8월 광복절 특사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단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1%에서 2%대 중후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로서는 대기업 인수합병의 물꼬를 틔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 부회장 사면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5단체는 최근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내면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기업인 사면을 요청했다.
이들은 사면 요청 이유로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가 경제가 위기 상황에 놓여 있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