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그룹이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리는 이커머스기업의 지분을 매입한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2곳 계열사가 이번 지분인수에 참여하는데 두 회사 모두 이번 지분인수로 베트남 소매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신한금융그룹은 2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티키(Tiki)’의 지분 1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
신한금융그룹은 2일 베트남 이커머스기업 ‘티키(Tiki)’의 지분 1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7%를, 신한카드가 3%를 각각 사들인다.
지분인수 작업이 끝나면 신한금융그룹은 티키의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티키는 베트남에서 라자다, 쇼피 등과 함께 3대 이커머스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성장 속도가 다른 2곳 기업과 비교해 눈에 띄게 빠르고 핵심 사업 무기로 빠른 배송을 앞세운다는 점에서 국내 이커머스기업인 ‘쿠팡’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티키 지분인수는 신한 글로벌사업그룹 글로벌기획실을 중심으로 추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금융그룹에게 베트남은 글로벌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신한금융그룹은 각 계열사의 개별사업 진행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아닌 베트남 현지의 기업 및 개인 고객을 확보하고 외국계 기업을 넘어 현지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지분인수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이외에 다른 계열사의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뿐 아니라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신한DS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이 보유한 금융 전문성과 티키가 보유하고 있는 폭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새로운 융복합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이번 지분인수로 소매금융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으로서는 당장 현지고객과 새로운 접점이 생긴다는 이점이 있다. 티키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하면 현지고객을 위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사와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기업 및 해외법인뿐 아니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영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베트남에서 현지 핀테크기업과 제휴해 간편결제 등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개인 자산관리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티키를 통해 현지고객을 추가로 확보하며 소매금융시장에서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이번 지분인수는 판매자 등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등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신한카드는 보고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