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강화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게 됐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취임한 뒤 비은행 강화를 위한 첫 계열사로 하나금융투자를 선택하면서 사실상 비은행 부문의 ‘대표주자’인 하나금융투자에 남다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하나금융투자에 5천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함 회장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하나금융투자를 우선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비은행 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하나금융투자를 효자로 만들고 하나카드나 하나생명 등 상대적으로 업종 경쟁력이 약한 계열사를 뒤이어 키우는 쪽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함 회장은 3월 취임하며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3가지 전략의 하나로 ‘강점 극대화 및 비은행 사업 재편’을 꼽았다.
함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서도 특히 하나금융투자를 향한 기대감을 크게 내보인 셈인 만큼
이은형 부회장의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지주에서 하나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계열사다. 주식시장 투자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1분기 순이익이 뒷걸음질했지만 실적규모로 보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클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투자는 2021년에 순이익 1193억 원을 거뒀다. 전체 순이익에서 하나금융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3.2%로 하나은행(73.9%) 다음으로 높다. 그 뒤를 이어 하나캐피탈이 10.1%, 하나카드가 6.5%를 각각 차지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해외에서 하나금융투자의 성장 기회를 적극 모색하며 함 회장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많은 증권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예외가 아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베트남 1위 국영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 자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5개 국어에 능통하고 글로벌에서 발도 넓어 ‘해외 전문가’로 통한다.
이 부회장이 올해 발행어음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금리도 오르고 있어 발행어음사업의 매력도도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발행어음시장 진출에 필요한 자본규모를 이미 갖춰 놓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으로 사업 진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발행어음은 4조 원 넘는 자기자본을 갖춘 초대형 종합금융사업자가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만기 1년 안의 어음을 말한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투자금융 부문에서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지주의 자금 지원으로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6조 원에 가까워지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자기자본은 5조3070억 원, 총자산은 34조4326억 원에 이른다.
하나금융지주는 21일 하나금융투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5천억 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