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4-24 11: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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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단지보다 주거 선호도가 낮았던 소규모 단지의 매매 수요가 올해 들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R114가 낸 자료를 보면 22일 기준으로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서 5만5704건의 아파트 매매가 이뤄진 가운데 300가구 미만의 아파트단지 매매가 23.5%(1만3106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 서울 한강 주변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다음으로 300∼499가구 아파트단지 매매가 20.4%, 700∼999가구는 19.0%, 500∼699가구는 15.3%, 1000∼1499가구는 12.3%, 1500가구 이상은 9.4% 순이었다.
300가구 미만의 소형단지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20년 16.8%까지 낮아졌다. 이후 지난해 20.1%로 올라섰고 올해 1분기에는 23.5%까지 상승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반면 15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매매 비중은 22일 기준 9.4%로 올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는 대통령 선거 전후로 아파트 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저가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소규모 단지는 일반적으로 대단지와 비교해 주거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매매가가 저렴한 편이다"며 "집값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 강화된 대출규제 지속,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 상환부담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소규모 단지는 매매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가구에서 300가구 미만 아파트의 가구 비중은 2006년 22.9%에서 지난해 18.1%로 15년 연속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18.0%로 더 낮아졌다.
3.3㎡당 매매가는 2015년 1004만 원으로 1천만원을 넘은 데 이어 2016년 1054만 원, 2017년 1132만 원, 2018년 1289만 원, 2019년 1374만 원, 2020년 1612만 원, 지난해 1856만 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1862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선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아파트 매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6억 원 이하의 저가아파트 매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3월9일 대선 이후 4월22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총거래량(1383건) 가운데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547건이었다. 전체의 39.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비중(33.9%)고 비교해 5.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제한되는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비중은 같은 기간 23.0%에서 22.8%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16.3%에서 14.7%로 감소 폭이 더 컸다.
여 수석연구원은 "대선 이후 대표적 서민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6억 원 이하 저가 아파트가 매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