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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끝없는 디자이너 욕심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6-30 16: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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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끝없는 디자이너 욕심  
▲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IFA 2013’에서 갤럭시 기어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자이너는 이미 국내외를 합쳐 1천 명이 넘지만 아직 부족한 모양이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디자인 인재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기준이 기능에서 디자인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 있는 디자인연구소 '삼성디자인아메리카(SDA)'에 유명 디자이너인 하워드 너크와 나단 포크만을 영입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하워드 너크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헤드폰 '비츠(Beats)'를 디자인했다. 비츠는 수영선수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착용해 국내에서 ‘박태환 헤드폰’으로도 유명하다. 일반적 헤드폰과 구별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패션 아이템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너크는 비츠 이전에 인텔, 스타벅스, 크라이슬러 등의 제품 디자인에 관여했다.

나단 포크만은 미국의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업체 AOL과 베타워크스, 포스퀘어 그리고 페이스북 등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스타트업 회사 패스(PATH)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탁월한 모바일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경력으로 미루어볼 때 하워드 너크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웨어러블기기의 외관 디자인에 참여하고 나단 포크만은 사용자환경(UI)과 기기의 운영체제(OS) 개발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연구소 소장으로 독일 디자이너 펠릭스 헤크를 영입했다. 헤크 신임 소장은 독일 가전업체 뢰베 등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등 독일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 해외 6개 도시에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인력까지 합치면 삼성전자 자체 디자이너는 1300명이 넘는다. 500명 정도로 알려진 애플의 두 배 규모다. 디자인 조직에서 쓰는 예산도 한 해 수천억 원이나 된다.

  삼성전자의 끝없는 디자이너 욕심  
▲ 비츠(Beats)의 디자이너 하워드 너크

현재 인력으로도 충분히 제품개발이 가능한 데도 삼성전자가 꾸준히 외부 전문가를 수혈하는 것은 그만큼 디자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제품 간 차별성이 없어지자 디자인이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전분야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기능 위주의 실용적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1억 원이 넘는 105인치 커브드TV, 700만 원이 넘는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디자인의 격을 높이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찍부터 디자인을 강조해왔다. 이 회장이 1996년 “기업 최후의 승부처는 디자인”이라고 언급한 이후 삼성전자는 디자인 투자를 계속 늘려 왔다. 삼성디자인학교(SADI)도 그 일환으로 세워졌다. SADI는 20년 가까이 패션디자인과 산업디자인 인재를 육성해왔다.

삼성전자가 디자인 인력을 중시하는 것은 디자이너들에 대한 파격적 대우에도 잘 드러난다. 이민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 팀장은 4년 전 38세에 차장에서 상무로 파격 승진해 삼성그룹 최연소 임원이 됐다. 그는 블루블랙폰, 벤츠폰, 갤럭시S3 등의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덕분에 나이에 관계없이 임원이 될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은 세계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원동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14’에서 총 38개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1996년 이후 세계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은 800여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자인을 혁신한 보르도TV를 개발해 LCD TV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처럼 디자인은 제품 경쟁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차별화된 삼성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디자인에 들이는 노력만큼 항상 성과가 좋지는 않았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기어’의 경우 기능이나 성능의 문제보다 디자인에서 혹평을 들었다.

뉴욕타임즈는 당시 갤럭시 기어의 크고 투박한 디자인을 지적하며 “갤럭시 기어는 인상깊고 놀랍지만 당신의 손목을 아름답게 꾸며주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다른 외신들의 혹평도 이어졌고 국내 반응도 같았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5개월 만에 디자인 등을 개선한 ‘삼성 기어2’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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