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2022-04-20 15: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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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OCIO(외부위탁운용관리)펀드 운용의 성과를 내세우며 근로자퇴직급여 OCIO시장 공략에 나섰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유 현금이 많은 민간 기업고객이 OCIO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20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배 사장은 향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OCIO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민간퇴직적립금 잡기에 힘쓰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오전 펀드 수익자,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 판매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 운용현황 보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서 지난해 9월 OCIO개념을 도입한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를 출시했다.
OCIO(Outsourced CIO)란 CIO(최고투자책임자)의 역할과 기능을 아웃소싱한다는 뜻으로 자산운용사 등 외부 전문가가 기관투자자 또는 고액자산가 등 운용자산 규모가 큰 자산보유자로부터 자산운용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형식으로 위탁받아 업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기업들이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위해 적립하는 자금의 운용대행 업무가 커질 것으로 전망돼 근로자퇴직급여의 OCIO펀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OCIO펀드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퇴직부채 인덱스'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평균 퇴직부채 예상증가율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320곳의 사업보고서에 나와있는 임금상승률, 할인률, 사망률, 퇴직률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해당 지표를 만들었다.
배 사장은 분석대상 기업 수를 올해 안으로 2천 곳까지 늘려 데이터를 정교화할 계획도 세워놨다.
앞서 배 사장은 취임 후 OCIO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배 사장은 2월22일 대표이사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통에 혁신을 더하는 자산운용사가 될 것"이라며 "액티브 펀드의 성과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ETF(상장지수펀드)와 TDF(타깃데이트펀드), OCIO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OCIO시장을 향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14일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 시행령이 적용됨에 따라 OCIO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시행령은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의 적립금운용위원회 의무 설치,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작성, 최소적립률 100% 준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는 그동안 다른 유형(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비해 연간 수익률이 매우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기업들에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 등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합리적 자산운용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개정이 이뤄졌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해 왔던 기업들이 적극적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 등 외부전문가에 맡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OCIO시장으로 민간 퇴직적립금 유입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OCIO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공적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내줘 OCIO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적립금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13년부터 8년 동안 맡아온 공적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내줬다.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