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4-18 16: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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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몽골 노선 확보에 성공하면서 중단거리 노선 확대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알짜’ 운수권 확보에 성공한 만큼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이후 진행될 운수권 배분에서도 중단거리 노선을 추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18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새로 운수권을 배분받은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에 여객기를 띄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취항 시점과 관련해 “몽골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서는 현지 지점 설립 등 운항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먼저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아직 시점을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며 “준비되는 대로 빠르게 여객기를 띄울 것이다”고 말했다.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은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탑승률이 높고 운항 거리에 비해 운임이 높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019년 여름 성수기를 맞아 대구~울란바토르 노선에 전세기를 띄우기도 했지만 정기선 운수권을 배분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몽골의 하늘길은 오랫동안 대한항공의 독점 체제가 이어져왔다.
여러 항공사들이 계속 인천~몽골 노선 운수권 확보에 도전해왔지만 2019년 국토부가 추가로 확보한 몽골 운수권을 아시아나항공에 배분하면서 대한항공의 독점 체제는 25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을 추진하면서 다시 인천~몽골 노선이 독점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인천~몽골 노선은 두 항공사가 결합하더라도 경쟁제한성이 없는 노선이라고 판단하자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국토부가 몽골 정부와 항공회담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운수권을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배분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불만은 기대로 바뀌고 있다.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두 항공사가 반납하게 될 운수권 배분에서 저비용항공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항공의 기대는 더욱 크다.
항공업계에서는 통합을 앞둔 한진칼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되면서 앞으로 제주항공의 운수권 확보가 더 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몽골 노선 운수권을 국토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운수권 확보에 실패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중국 장춘 운수권도 신청했지만 결국 배분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자회사에 운수권이 배분된다면 독점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저비용항공사 통합이 진행되는 동안 국토부가 이들 항공사에 추가로 운수권을 배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 3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함께 통합 저비용항공사로 새롭게 태어난다.
제주항공은 이번 몽골 노선을 시작으로 앞서 강조한 중단거리 노선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확대를 위해 2023년 미국 보잉의 B737-맥스(MAX) 기종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앞서 2018년 B737-맥스(MAX) 항공기 50대 구매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B737-맥스(MAX) 추락사고와 이후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는데 이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김이배 대표는 중단거리 노선을 확대해 제주항공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제주항공 창립기념행사에서 “양대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자회사의 통합을 포함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구조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긴 호흡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유연하게 준비하자”며 “올해 상반기에 B737 화물기를 도입해 화물사업을 강화하고 내년 B737-맥스(MAX) 기종을 도입해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