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2-04-12 13: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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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가 팬의 휴대폰을 파손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영국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호날두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H조에서 우리나라와 맞붙는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이번 사건의 경과에 따라 월드컵을 뛰지 못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호날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12일 영국 BBC, 더선 등에 따르면 영국 머지사이드 경찰 대변인은 "호날두의 폭행 혐의 신고를 조사 중”이라며 “경찰은 현재 CCTV 영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범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광범위한 목격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가진 사람은 머지사이드 경찰 연락소나 트위터로 제보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호날두는 9일(한국시간)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에버튼의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나가는 과정에서 한 소년이 들고 있던 휴대폰을 손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해당 팬의 휴대폰은 파손됐다.
해당 소년의 어머니는 멍이 든 소년의 손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호날두가 자신의 아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지역 언론인 리버풀에코를 통해 “아들은 자폐증과 발달행동장애에 걸렸고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호날두는 끔찍한 분노(terrible temper)를 표출하며 내 아들의 전화기를 박살냈고 아들을 ‘완전한 쇼크(complete shock)’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호날두를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소년이 14세로 영국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15세보다 어리기 때문이다.
영국은 아동학대에 매우 민감한 국가다. 지난 2014년 자녀에게 사랑과 애정을 주지 않는 등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를 10년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신데렐라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또 영국 경찰은 호날두가 폭행죄에 성립하는지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소년의 어머니가 공개한 손. <리버풀에코>
영국 형사법에 따르면 단순폭행죄(offence of common assault)는 6개월 징역형 또는 5천 유로(약 672만 원)의 벌금형이다. 그러나 실제 신체손상(상처나 부상)을 초래한 상해폭행죄는 유죄확정시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호날두는 뒤늦게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내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킨 것에 사과하고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의 표시로 이 소년을 경기에 초대하고 싶다”며 “우리는 항상 존중하고 인내하며 축구 경기를 사랑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년의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호날두가 스포츠맨십을 언급한 점을 비판하면서 초대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호날두는 이전에도 팬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하며 여러 번 논란을 빚었다.
지난 2019년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뛰지 않은 이른바 ‘호날두 노쇼’사건으로 국내 팬들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또 2021년 이탈리아에서는 호날두의 유니폼을 요청한 볼보이에게 유니폼을 집어던져 구설수에 올랐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