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린 수소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유럽의 탈 러시아 에너지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탄소 수소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린 수소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pixabay> |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 수소의 가격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탈 러시아 에너지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화석연료 대체 등을 위한 그린 수소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 광산업체 포테스큐메탈그룹(FMG)은 독일 최대 에너지 그룹인 이온(E.ON)과 함께 500억 달러 규모의 수소 공급망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최근 내놨다.
노르웨이 스텍은 50억 달러 규모의 수소 생산시설을 만들고 있다. 투자펀드인 Hy24는 수소 인프라 구축에 16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덴마크 투자운용사인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는 8억 달러 규모로 조성한 에너지전환펀드의 규모를 23억 달러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독일 수전해 설비업체 선파이어의 지분도 인수했다.
앤드루 포레스트 포테스큐메탈그룹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측면이 부각되면서 수소 산업으로 투자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바라봤다.
수소는 생산 방식과 친환경 정도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된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로부터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를 얻는 것을 뜻한다. 수소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것을 말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에너지시장 분석업체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가 지난달 개최한 회의에 참석한 수소산업 관련자들 가운데 93%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린 수소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그린 수소의 생산비가 예상보다 10년 정도 빠르게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탄소가격도 생산·소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정유와 비료생산에 필요한 수소를 그린 수소로만 대체해도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수요를 12% 감소시킬 수 있다.
블룸버그는 정치권이 수소 산업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해도 수소 산업에 투자 매력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연합은 현재 1GW(기가와트) 수준인 그린 수소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80GW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두 배 늘어난 것이다.
영국은 2030년까지 수전해 설비를 통해 최소 5GW 규모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영국이 구체적 목표치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5월에 러시아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더 높은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제시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