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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기업 전고체 배터리 내재화 서둘러, 한국 배터리3사 대응 강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4-10 15: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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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기업 전고체 배터리 내재화 서둘러, 한국 배터리3사 대응 강화
▲ 일본 닛산의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닛산을 필두로 현대차와 기아, 벤츠, BMW 등 전기차 사업 전략을 강화하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기업이 자체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및 생산체계 확보에 힘쓰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주요 고객사들이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해 완전한 자급체제를 구축하기 전에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더 앞서나가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10일 친환경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 보도에 따르면 닛산은 2024년부터 일본 가나가와현에 구축한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으로 수 년 안에 충분한 양산체계 및 기술력을 갖춰내 닛산이 출시하는 전기차에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선보인다는 목표를 두고 진행되는 과제다.

닛산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설비를 공개하며 전기차 배터리 원가를 1KWh(킬로와트시)당 65달러 수준까지 떨어뜨려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경쟁력으로 정면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 년 전부터 잇따라 전고체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선언하고 연구개발을 시작한 글로벌 완성차기업들 가운데 닛산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시장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차세대 기술이다.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 기반 배터리는 내부를 채우는 전해질이 액체 형태로 되어 있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고체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배터리 화재사고 등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밀도가 크게 높아져 배터리 생산 원가를 절감하거나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기술을 구현하는 일도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전 세계 배터리업체는 물론 전기차 사업 확대를 노리는 완성차기업들까지 기술 선점을 노리고 연구개발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며 외부 배터리업체에 의존하는 전기차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5년 자체적으로 배터리 시범 생산, 2030년 양산을 목표로 내세웠다.

BMW도 현대차와 비슷한 시기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양산 목표를 제시했고 기아와 벤츠, 스텔란티스 등 다른 자동차기업도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에 투자해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완성차기업들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및 생산체계 내재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일은 자연히 이들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완성차기업들이 기존 전기차 배터리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능의 전고체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전기차에 탑재하기 시작한다면 배터리업체들은 고객사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한국 배터리업체들도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전고체 기반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완성차기업 전고체 배터리 내재화 서둘러, 한국 배터리3사 대응 강화
▲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경기 수원시 연구소.
삼성SDI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3월부터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이런 노력에 가장 눈에 띄게 앞서나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기반이 되는 고체 전해질 설계에 성공하고 해당 연구결과를 학술지에 수록하는 등 학계와 업계에서 모두 삼성SDI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시장 초기인 2018년까지만 해도 전고체 배터리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미국 학계와 협력을 통해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 역시 2020년부터 미국 학계와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고 지난해 말에는 미국 협력사와 생산체계 구축에 힘을 합치는 등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이들 배터리업체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발전 상황이 주요 완성차기업과 비교해 크게 앞서나간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전기차시장에서 고객사를 유지하고 지금과 같은 지위를 유지하려면 결국 완성차기업들과 격차를 벌려 앞서나갈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주요 완성차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춰내는 것보다 배터리업체와 협력관계를 계속 지켜내는 일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업체들은 중국 배터리 경쟁사들과 비교해 기술특허 등 측면에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를 앞당기는 일은 글로벌 배터리시장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완성차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 필수적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과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과 물류난 등 영향으로 급등하면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체적으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해 자급체제를 구축하려는 완성차기업들의 노력에도 갈수록 더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더욱 무거워지고 있는 셈이다.

닛산은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시장의 완전한 개막을 앞당길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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