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부동산금융 확대를 위해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박 행장은 프롭테크 시장이 이제 막 열리고 있는 만큼 하나은행이 입지를 구축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최근 프롭테크 기업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은 데에는 박 행장의 프롭테크 시장 공략 의지가 반영됐다고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프롭테크는 부동산 영역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네이버가 고객에게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매물 정보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나 하나은행이 모바일앱 ‘하나원큐’에서 맞춤형 부동산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이 모두 프롭테크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내놓은 ‘프롭테크로 진화하는 부동산서비스’ 보고서에서 프롭테크의 비즈니스 영역을 중개 및 임대,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조달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디엔코리아'와 ‘주거용 부동산 플랫폼 협력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점프컴퍼니'와 ‘프롭테크 플랫폼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 행장은 프롭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설 시점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많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21만5816건)의 거래량을 보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주거용 부동산 시장도 윤석열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과 대출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 은행이 주도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부동산금융 서비스를 통해 미리 입지를 구축해 둔다면 향후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새 수익원 창출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5월 부동산 플랫폼 ‘리브온’을 출시하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프롭테크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박 행장은 프롭테크 기업인 디엔코리아, 점프컴퍼니와 업무협약으로 부동산금융 서비스 고객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디엔코리아에 부동산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을 지원할 뿐 아니라 디엔코리아의 부동산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점프컴퍼니의 플랫폼 ‘점프’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는 상업용 부동산 관련 중도금 및 잔금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본래 부동산 투자시장은 거래 단위가 크고 각종 법적 구비서류도 많아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부동산 투자시장에 프롭테크 기업들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일반인들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박 행장이 프롭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점은 하나은행의 프롭테크 투자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하나은행은 올해 1월과 3월 프롭테크 기업인 '루센트블록'과 '동네'에 투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