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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 60만 정부 예상 훌쩍 넘어서, 거리두기 완화 문제 없을까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3-17 16: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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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 60만 정부 예상 훌쩍 넘어서, 거리두기 완화 문제 없을까
▲ 시민들이 3월17일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20만 명 넘게 급증하며 60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정점으로 예상했던 주간 일 평균 최대 37만 명도 훌쩍 뛰어넘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조만간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는 추세인 점을 들어 의료체계 여력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0시 기준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38만7281명으로 정부가 제시했던 최대 37만 명을 2만 명 가까이 넘어섰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주간 일 평균 확진자는 34만5242명으로 정부의 예측범위 안이었는데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으로 급증하면서 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늘었다.

당분간 40만~50만 명대 확진자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여 당국의 예측은 사실상 빗나간 셈이다.

확진자 급증은 방역당국이 14일부터 PCR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외에 병원 및 의원에서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양성'인 사람도 바로 확진자로 분류하도록 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누락된 확진 신고 건수가 이날 집계에 포함돼 증가폭이 더욱 커진 부분도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7일 백브리핑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하면서 숨어있던 확진자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어제(16일) 누락된 확진자가 포함돼 규모가 확실히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5일 오후 9시 기준 지자체 중간 집계에서는 확진자 수가 44만1천423명이었으나 질병관리청이 16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40만741명으로 4만여 명 적었다.

정부가 거리두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었다는 시선도 있다. 정부는 2월19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기존 9시에서 10시로 변경했고 3월5일부터는 11시로 1시간 더 늦췄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거리두기는 이미 포기한 것으로 본다"며 "지금이라도 위기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슬픈 예감이 맞아떨어졌다"며 “제가 예측하기에는 한 이맘때 20만 정도면 우리가 감당하고 버틸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2~3주 전부터 그런 상황(정부의 거리두기 완화)이 되면서 40만 찍겠구나 그때부터 예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사체계 변경 전에도 한국의 확진자 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주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주간 역학 보고에 따르면 7~13일 한국의 확진자 수는 210만171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베트남(167만627명), 독일(135만362명), 네덜란드(47만5290명), 프랑스(41만9632명) 순이다.

검사 방식을 바꾸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등 변수가 달라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21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방역·의료 전문가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자문기구인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경제·민생분과를 중심으로 사적모임 인원을 8명까지로 확대하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자는 의견이 있다. 현재는 사적모임 인원 6명, 영업시간은 11시까지다.

반면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유행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고 확진자를 비롯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의료체계 여력이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행 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을 수 없고 늘어나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더라도 의료체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늘면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그에 따라 사망자도 늘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1244명)보다 85명 줄어든 1159명으로 집계됐지만 지난 8일(1007명)뒤 10일 째 1천명 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429명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처음으로 하루 사망자 수가 400명대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일평균 사망자 수가 871명이었는데 코로나19로만 전체 사망자 수의 절반 가까운 사망자가 나온 셈이다. 

이재갑 교수는 "우리가 코로나라 중환자실을 2800개 정도 가지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900개 정도 남은 상태"라며 "여유가 많아 보이겠지만 문제는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 같은 아주 질 좋은, 언제든 치료가 가능하고 의료진이 그래도 준비된 곳은 거의 다 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지금 의료체계 붕괴 직전인 상황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들이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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